성장 고삐 죄는 SPC 배스킨라빈스, 매출 5000억 고지 '눈앞'
성장 고삐 죄는 SPC 배스킨라빈스, 매출 5000억 고지 '눈앞'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1.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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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모바일쿠폰·정기구독·콘셉트스토어 등 온·오프 마케팅 차별화
상반기 매출 전년동기比 12%↑, 매장 1500개 돌파 '몸집 키우기’
허영인 회장 미국 던킨과 합작법인…아이스크림 전문점 1인자 굳건
서울의 한 배스킨라빈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배스킨라빈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SPC 계열의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정체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성장의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배달 서비스와 정기구독 등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면서도, 꾸준한 신메뉴 출시와 배스킨라빈스만의 감성을 표현한 콘셉트스토어 등을 운영해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의 절대 강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스킨라빈스(이하 배라)는 매출과 매장 수 모두 몸집을 키우며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배라는 2015년 매출액 3331억원에서 지난해 4457억원으로 5년 새 23.3% 성장했고, 올 상반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2%가량 증가했다. 매장 수도 올 상반기에만 1505개로, 5년 전인 1196개보다 300개 이상 늘었다. 

업계서는 배라가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조만간 아이스크림 전문점 첫 매출 5000억원 돌파도 충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배라의 고속 성장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규모는 2014년 1조9564억원에서 지난해 1조6749억원으로 17%가량 축소됐고, 2024년에는 1조6608억원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배라가 SPC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국내 온·오프라인 채널에 걸쳐 한 발 빠른 마케팅 활동과 꾸준한 신메뉴 개발, 높은 화제성 등이 지금의 성장에 큰 몫을 했다고 평가한다.

배라의 마케팅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외식매장의 딜리버리(배달)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배라는 이보다 한참 앞선 2016년부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처음이다. 배달 초기에는 서울 일부 매장에서만 가능했지만, 현재는 1400여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 안전과 편의 차원에서 아이스크림을 완전하게 밀봉해 배달할 수 있는 ‘해피씰(Happy Seal)’을 도입했다. 

배라의 올 상반기 딜리버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180% 성장하며, 서비스를 조기 도입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배라는 또, 모바일 선물하기와 정기구독 서비스로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중 지난달 론칭한 아이스크림 정기구독 ‘핑크버드(Pink Bird)’는 신제품을 좀 더 빨리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배라 마니아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도 제품 정가보다 15%가량 저렴하다. 

배라 관계자는 “핑크버드 서비스는 남들은 아직 모르는 맛을 먼저 경험할 수 있고, 원하는 날짜, 시간에 맞춰 배송해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모바일 교환권 서비스의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호떡' 제품. (제공=배스킨라빈스)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호떡' 제품. (제공=배스킨라빈스)
배스킨라빈스의 10번째 콘셉트스토어 '삼청마당점' (사진=박성은 기자)
배스킨라빈스의 10번째 콘셉트스토어 '삼청마당점' (사진=박성은 기자)

매달 신메뉴를 선보여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킨 점도 배라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우리끼리, 아이스 바나나킥·킷캣·레모나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이색 컬래버레이션은 물론 평창감자를 활용한 ‘미찐감자’처럼 재미를 더하거나, 업계 처음으로 ‘방탄소년단(BTS)’과의 협업을 하는 등 늘 화제가 됐다. 특히, 아이스킷캣과 아이스바나나킥, 우리끼리는 각각 올 상반기 판매량 2·3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제성은 물론 매출까지 잡았다.

또, 31일에 제품 크기를 무료로 업(Up)해주는 ‘31데이’는 이미 배라만의 시그니처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배라만의 감성을 표현한 콘셉트스토어 운영으로, 주 소비층인 밀레니얼과 Z세대 등 젊은 층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도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단순히 아이스크림 가게가 아닌 문화와 재미,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의 배라를 알린 셈이다. 

배라는 2017년 9월 ‘푸드테인먼트(외식과 흥미의 결합)’을 강조한 ‘브라운청담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서울 삼청동에 전통한옥 콘셉트의 ‘삼청마당점’까지 콘셉트스토어 10곳을 꾸준히 출점 중이다.

배라는 남은 하반기에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아이스크림 전문점 1등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강화할 계획이다. 

배라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 라이언과의 협업을 이어가는 한편, 크리스마스 시즌에 유쾌한 겨울 감성을 담은 이색 판촉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라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985년 당시 미국 던킨과의 합작법인인 비알코리아를 설립하면서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배라는 올 상반기 현재 직영 76곳, 가맹 1429곳을 운영하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