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사법부에 '예산 구걸하라' 비판 여전… "돈줄 쥐고 흔들어"
박범계, 사법부에 '예산 구걸하라' 비판 여전… "돈줄 쥐고 흔들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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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집권층, 사법부도 우습게 알아"
김근식 "나라슈퍼 살인사건 판사가 박범계"
3명 살인죄로 17년간 무고한 옥살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예산) 살려야 하지 않겠나, '의원님 꼭 살려주십시오' 절실하게 한 번 해보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향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정치권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6일 박 의원의 행태에 대해 "돈줄을 쥐고 사법부를 흔들겠다는 얘기냐"며 "집권층이 사법부도 우습게 알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질타했다.

판사 출인 박 의원은 전날 내년도 예산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액의 법원행정처 예산마저 삭감되는 게 답답하다는 뜻을 전하면서 조 처장에게 예산 구걸을 요했다. 조 처장이 이를 거부하자 박 의원은 답답하다는 듯 거듭 같은 내용의 질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에선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가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 판결을 언급하면서 박 의원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도저히 납득 안 되는 박 의원의 언행을 보면서 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이 떠오른다"며 "무고한 사람 3명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7년을 복역하다가 2016년 진범이 잡혀 뒤늦게 무죄석방된 그 사건의 담당판사가 박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피고들이 끝까지 강요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목격자 증언에도 불구하고 박범계 판사는 그들을 살인자로 판결했다"며 "최근 방송 중인 연속극 '날아라 개천용'에서 고등학교 졸업 출신 변호사 권상우 씨가 파헤치는 재심 사건의 모티브(동기)가 바로 이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명백한 오심으로 인해 죄없는 시민을 무고하게 17년이나 감방에서 썩게 하고도 2002년 노무현 대통력직 인수위원회를 시작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죄 의식이나 양심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모자라지 않나 싶다"고 조롱했다.

김철근 국민의힘 강서병 당협위원장도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 나라 예산이 의원님 주머니 돈이냐"고 비난했다.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자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예산이 회복돼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조 처장에게 '예산을 살려달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그런 질의를 한 것"이라며 "예산심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이 마치 우월적 권한을 남용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킬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조 처장에게 간접적으로 표현에 언짢으시지 않으셨는지 여쭸다"며 "괘념치 말라는 간접전언도 받았다"고 부각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