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후폭풍] 철강·자동차가 위험하다
[美대선 후폭풍] 철강·자동차가 위험하다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0.11.04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경련 분석, 대선 후 성장률 철강·자동차 각각 8.1%‧6.9% '뚝'
평년대비 28.8p‧20.7p 차이…반도체‧통신기기도 타격, 수출 하락

올해 미국 대선 후 철강·자동차 산업은 위축될 전망이다. 역대 미국 대선 직후 철강산업과 자동차산업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며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미국 대선 직후 철강, 자동차, 반도체, 통신기기, 일반기계 등 주요 산업별 수출 실적 중 성장률 변화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이다.

철강산업은 미국 대선 다음해에 평균 마이너스(–)8.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나머지 해에는 20.7% 성장률을 보이며 대선 직후와의 차이가 28.8%포인트(p)에 이르렀다.

전경련은 “철강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야”라며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 역시 미국 대선 다음해에는 평균 –6.9% 성장률을 보이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해에는 13.8%를 보여 20.7%p로 나타났다.

이외 반도체는 -0.7%, 일반기계는 3%, 통신기기는 7.8%로 조사됐다. 다른 해보다 모두 수출 성장률이 둔화됐다. 나머지 해에는 각각 11.5%, 12.4%, 13.1%를 보였다.

이는 지난 30년(1988~2018년)간 대미 수출액을 분석한 결과다. 전경련은 대선 다음해(8개년도) 대미 수출액이 전년대비 성장률 평균 -4.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나머지 22개년도의 수출액 성장률 평균은 8.2%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2000년 이후 5차례 사례 중 4차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1988~2018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214억7000만달러(24조4393억원)에서 730억4000만달러(83조1414억원)로 3.4배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4.2%다. 반면 미국 대선 다음해의 전년대비 수출액 성장률 평균은 –4.2%다. 총 8회의 미국 대선 직후 다음해 중 5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18.7%)을 기록했고, 2013년에는 직전 해 발효된 한미 FTA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의 플러스 성장률(6.0%)을 기록했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던 2009년을 제외해도 대선 다음해의 전년 대비 성장률 평균은 –2.1%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미국 대선 다음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0~2019년 성장률 평균은 29.8%인데 반해 미국 대선 다음해 성장률은 5차례 사례 중 4차례나 마이너스(전년대비)가 나타났다. 성장률 평균은 –23.5%였다.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해는 2013년 한차례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지속,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으로의 리쇼어링 확대 등 대미 수출의 악재들이 산적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신정부와의 원만한 통상협상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미국의 직접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