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긍긍’ 박현종 bhc 회장, 잇단 수난에 위신 ‘흔들’
‘전전긍긍’ 박현종 bhc 회장, 잇단 수난에 위신 ‘흔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0.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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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비리 폭로 개입 의혹 중심서 신뢰도 하락 불가피
본사직원 욕설 '갑질 논란', 수백억 세금탈루 의혹도 제기
치킨 톱 브랜드 도약 꿈꿨지만 브랜드 이미지 악영향 걱정
지난 10월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현종 bhc 회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현종 bhc 회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현종 bhc 회장의 위신이 흔들리고 있다. 박 회장은 경쟁사 비리 폭로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직원 갑질 논란과 세금 탈루 의혹 등 잇단 악재를 맞으면서 위기에 빠졌다.

박 회장은 지난해 연매출 3000억원 돌파 이후 올해 4000억원 달성을 자신하면서 치킨 ‘톱(Top) 브랜드’ 도약을 꿈꿨지만, 잇단 의혹과 논란에 가로막힌 형국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2위(2019년 매출액 기준) bhc치킨은 최근 박 회장의 BBQ 비리 폭로 관여는 물론 본사 직원의 갑질 논란과 수백억원 규모의 세금 탈루 의혹 등 부정적 이슈에 엮이며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교촌·BBQ 등 경쟁사들이 각각 코스피 직상장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반면, bhc치킨은 박 회장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한다.

박 회장은 이달 초 한 언론매체의 ‘BBQ 죽이기에 bhc 회장부터 임직원까지 관여했다’라는 보도 이후, 윤홍근 BBQ 회장의 비리 폭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비난받고 있다. 

해당 매체는 BBQ 미국법인 대표이사까지 지낸 제보자 주 씨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윤 회장의 자녀 유학자금 횡령 폭로 배후에 bhc가 깊숙이 개입했단 내용을 기사화했다. 특히, 박 회장과 주씨, bhc 홍보팀장과 주씨 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bhc의 개입을 뒷받침했다. 

bhc는 해당 보도 직후 정확한 확인 절차 없이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토대로 한 기사일 뿐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박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의혹을 두고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박 회장은 국감 출석 자리에서 “제보자와 언론사 연결만 해줬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으나, “(보도내용과) 사실이 다른 부분이 많아 회사가 타격을 많이 입었다”고 브랜드 이미지 악화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박현종 bhc 회장. (제공=bhc)
박현종 bhc 회장. (제공=bhc)

bhc는 또, 본사 직원의 막말 논란과 수백억원대의 세금 탈루 의혹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가중된 모습이다. 

전재수 의원(민주당, 부산 북구·강서갑)에 따르면 매장 폐업 후 한 달가량 지난 어느 가맹점주와 본사 직원 간의 대화 과정에서 가맹점주가 부가가치세 납부에 필요한 미수금 관련 증빙 내역서를 요청하자 본사 직원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프로모션 미수금 4만4000원을 정산해야 협조해준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본사 직원은 “이 X같은 새끼야”와 같은 욕설과 함께 “꺼지고 4만4000원 입금하고 연락해” 등의 막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동민 의원(민주당, 서울 성북을)은 국감에서 bhc가 생닭을 가맹점에 공급하기 전 양념을 넣거나 숙성하는 공정을 거치고도 ‘보존성 향상을 위한 1차 가공’이라고 국세청을 속이며, 수년간 800억원이 넘는 부가가치세를 탈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치킨업계는 생닭의 보존성 향상을 위해 염장액을 투입하는데, 이러한 염장 과정이 부가세법상 인정되는 1차 가공에 해당하는지의 여부가 면세를 결정한다. 기 의원은 보존성 증진 차원이라면 면세 대상에 해당되지만, bhc가 사용한 염장제는 보존은 물론 맛의 변화를 일으킬 정도의 공정이기 때문에 단순 1차 가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bhc가 여러 악재에 몸살을 앓자, 일부 가맹점들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건 아닌지 불안한 상황이다. 

bhc치킨 한 매장. 해당 매장은 본 기사와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박성은 기자)
bhc치킨 한 매장. 해당 매장은 본 기사와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bhc 가맹점은 “브랜드 이미지가 꽤 좋았는데, (이번 일들로) 소비자들이 bhc에 불신을 가질까봐 걱정된다”며 “관련 여파가 연말 성수기까지 가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우려했다. 전남의 또 다른 가맹점은 “당장의 매출 감소와 같은 악영향은 없다”면서도 “본사 대응이 꽤 아쉽다”고 얘기했다.

 bhc는 이번 논란들에 대해 억울해하는 모습이다. 박 회장의 BBQ 비리 폭로 개입과 관련해선 “정확한 검증 절차 없이 제보자 진술을 편향적으로 보도한 것”이라며 첫 보도를 한 매체와 제보자 주 씨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어 “(본사 직원의 막말 논란은) 가맹점주가 먼저 직원에게 욕설을 하며 실랑이가 벌어진 것인데, 이 내용을 빼놓은 채 대화내용이 공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금 탈루 의혹의 경우, 치킨업계 전반적으로 생닭 염장처리 과정 중에서 흔히 있는 일인데 bhc만 잘못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건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bhc치킨 관계자는 “BBQ 의혹은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직원 욕설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