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진씨 "동생 행적 알고싶다… 명예 살인하지 말아달라"
주호영 "국가 제 역할 다 했는지 따져보는 것이 국회 본분"
국민의힘은 18일 서해 피격 사건의 희생자인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를 국회로 불러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는 '국민 국감'을 열었다.
당초 이씨를 국회 국방위원회 등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되자 '자체 국감'이라며 '공무원 서해 피격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이라는 이름으로 간담회를 연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래진 피살 공무원 유가족 대표와 신중근 연평도 어촌계장, 류제화 변호사, 신희석 법률분석관 등이 참석했다.
애초 '국민 국감'을 추미애 국방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 서해상 실종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투 트랙 국민 국감'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된 당직사병 현모씨, 이철원 예비역 대령이 증인 출석을 거절하면서 피살 공무원 측 증인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래진씨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동생이 북한 땅에서 비참하게 살해되기 전 행적을 알고 싶다"면서 "(국가가) 왜 지켜주지 않았는지,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 묻고자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씨는 "동생이 죽고 난 다음 (정부는) 찾는 시늉만 하고 있다"면서 "동생의 희생을 명예 살인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씨는 "국가의 존재와 가치는 단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제 짓밟혀지고 망가진 동생과 우리 가족들의 명예를 되돌려주고, 대통령이 밝힌 책임자 처벌과 명확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동생의 서해상 표류를 월북 시도로 판단한 정부를 비판하며 "동생은 엄연히 실종자 신분으로, 국가가 예우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씨는 "북한의 만행보다 대한민국 내에서 일어나는 만행이 더 끔찍하다"면서 "고2 조카의 외침이 부끄럽지 않은가. 만약 당신의 자식들이 동생들이 그랬다면 그런 짓거리를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또 이씨는 "국방부와 정부는 첩보 타령만 하다가 동생은 비참하게 죽었다"며 "저에게만은 첩보 들려줘야되는 거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는 "동생이 살아있던 지난달 21일 오후 2시부터 22일 오후 3시까지 군과 북한은 통신이 가능했으면서도 공문을 보내지 않은 점,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북한과 통신이 가능했으면서도 구조·인계 요청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묻고 싶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신중근 연평도 어촌 계장은 "(정부는) 실종 공무원이 연평 바다를 잘 안다고 했는데 당시는 서풍이 불고 유속이 매우 빨랐다"면서 "연평 바다를 잘 아는 분이라면 (월북하려고) 실종 당시에 바다로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의혹은 짙어지지만 정부·여당은 여전히 월북이라는 결론에 모든 상황을 끼워 맞춰가려고만 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의 무책임과 무성의한 태도를 보면서 유가족과 국민도 답답한 심정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중한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제 역할을 다 했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따져보는 것이야말로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가장 기초적인 본분"이라며 "이번 국감에서 증인과 참고인을 모시려 했지만 수적 우위를 앞세운 민주당이 상임위별로 자진 출석하겠다는 출석 희망 증인에 대해서까지 막무가내로 채택을 거부하면서 진실에는 단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