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원 드나들 의원 20명 육박… '금뱃지' 뺏길까 노심초사
국회-법원 드나들 의원 20명 육박… '금뱃지' 뺏길까 노심초사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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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감해야 한다" 정정순 대면조사 없이 결국 '불구속 기소'
재판 넘겨진 의원 19명… 무혐의 있는 반면 수사 중인 인사 많아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이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철도공사ㆍ국가철도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이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철도공사ㆍ국가철도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를 명분으로 검찰 출석을 회피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대면조사 없이 법정에 서게 됐다.

정 의원은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장 앞에서 '오늘이라도 검찰 조사를 받을 계획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국감해야 한다. 검찰에 사실상 출석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회계 부정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8월부터 정 의원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고, 민주당 지도부도 자진출석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검찰에 나타나지 않았고, 검찰은 결국 지난 5일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체포동의안은 현행법상 국회 제출 후 첫 개의하는 본회의에 올라간 뒤 '24시간 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성립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이날 만료다. 공직선거법 268조는 해당 법 공소시효를 6개월로 규정한다. 지난 4·15총선 관련 선거법 위반 수사는 이날 밤 12시 끝난다.

다만 검찰은 형사 소송법 253조 2항에 따라 공범을 이미 기소한 경우 공소시효 또한 멈추기 때문에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정 의원 선거사무실에서 활동한 정우철 청주시의원과 정 의원 친형, 후원회장, 회계책임자 등 4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줄기소한 바 있다.

또 정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여전히 공소시효가 남은 상태다. 검찰이 '분리기소'를 한다면 오는 28일 예정한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표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 의원은 검찰 불출석 사유에 대해 "(국감 전)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9월 정기국회 때는 '회기 중'이라는 사유를 낸 뒤 '26일에 출석한다'고 하니 검찰에서 '안 된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감은 헌법으로 정한 국회의 중요한 일정"이라며 "국감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주지방검찰청이 이날 정 의원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올 겨울 국회와 법원을 오가야 할 현직 의원은 확인한 것만 19명이다. 민주당 정 의원과 윤미향·이규민·이소영·이원택·윤준병·송재호 의원과 국민의힘 김선교·최춘식·김병욱·박성민·배준영·이채익·홍석준 의원 등이다. 정의당에선 이은주 의원이, 무소속으론 이상직·이용호·양정숙·김홍걸 의원 등이 재판을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밤 늦게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은주 정의당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서울남부지검은 총선 출마 당시 재산 축소 신고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양정숙 의원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외에도 경기도·인천·전라도·경상도·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의원들이 줄줄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와 함께 여전히 검찰 기소 가능성이 남은 의원도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당시 재산 축소 신고로 수사를 받았고, 경찰은 이를 검찰로 송치한 상태다. 안상수 전 미래통합당 의원 고소로 입건된 윤상현 무소속 의원도 아직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지금까지 입건한 총선사범은 총 1270명이다. 이 중 국회의원 당선자는 94명이었다.

앞서 민주당 고민정·김성주·김수흥·민병덕·이수진(지역구)·윤건영·김승남·김영배·양향자·오영훈·위성곤 의원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김태호 무소속 의원 등은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 받았다. 이들과 현재 재판에 넘겨진 이들을 빼도 아직 50여명이 기로에 섰다고 볼 수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