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은행 대출 문턱↑…경기 불확실성으로 심사 강화
4분기 은행 대출 문턱↑…경기 불확실성으로 심사 강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0.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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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에 올 들어 가장 보수적 전망
2018년~2020년 분기별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자료=한은)
2018년~2020년 분기별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자료=한은)

4분기 은행 대출의 문턱이 올해 들어 가장 높아질 전망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계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우려되면서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 17개의 올해 4분기 종합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직전 분기 0보다 하락한 -5로 집계됐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한다는 은행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종합 지수가 완화가 아닌 강화로 나타난 것은 올해 들어 이번 4분기가 처음이다.  

차주별로 보면 대기업 -3, 중소기업 -3, 가계 주택 -6, 가계 일반은 -9로 집계됐다. 대기업만 3개월 이전과 수치가 같고, 가계 주택 차주에 대한 대출태도는 전 분기 (-18)보다 완화됐다. 반면, 중소기업과 가계 일반 차주에 대한 은행권 대출 태도는 4분기에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가계의 경우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 중심으로 차주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 우려가 있고, 기업 대출도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 이유로 대출심사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2018~2020년 분기별 국내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 (자료=한은)
2018~2020년 분기별 국내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 (자료=한은)

또, 은행들은 연말까지 기업과 가계 모두 신용위험이 높다고 봤다. 이는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실물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가능성, 가계소득 감소로 인한 소득 부진 가능성 등에 따른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경계감이 높게 나타났다. 

4분기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22로, 3분기 33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차주별 신용위험 전망치는 가계가 26으로, 직전 분기와 같았다. 기업과 중소기업은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15와 24를 각각 기록했다.  

대출수요는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고, 가계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득 부진과 주택대출 관련 자금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반영하는 대출수요지수는 종합 기준 22로 나타났고, 차주별로 보면 대기업 6, 중소기업 24, 가계주택 3, 가계일반 29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4분기에는 2금융권 대출 문턱도 높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도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여신건전성 관리, 6.17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등 정부 규제 요인으로 대부분 업권에서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기관별 대출태도 전망치는 상호금융조합 -23, 상호저축은행 -11, 생명보험회사 -7, 신용카드사 0 순으로 조사됐다. 기관별 차주 신용위험지수는 상호금융조합이 35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과 생명보험사가 각각 34로 뒤를 이었다. 신용카드사는 19로 나타났다. 대출수요는 상호저축은행 17, 신용카드사 13, 생보사 6, 상호금융사 4로 조사됐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