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대신 군가?… BTS 병역 두고 "국위선양" vs "불공정"
빌보드 대신 군가?… BTS 병역 두고 "국위선양" vs "불공정"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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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국가가 해줄 수 있는 작은 배려"
김종철 "형평성 문제 불필요 논란 가능성"
박성민 "구태여 정치권서 부담 지우는 게 맞나"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DNA'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가 11억 건을 돌파했다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 사진은 방탄소년단 'DNA' 뮤직비디오 11억뷰 돌파 관련 화면.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DNA'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가 11억 건을 돌파했다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 사진은 방탄소년단 'DNA' 뮤직비디오 11억뷰 돌파 관련 화면.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 병역 특례 주장의 공론화로 정치권의 찬반 설전이 불거지고 있다. 형평성과 국위선양 사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특례를 골자로 한 법안도 나왔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 대중문화·예술인을 넘어 프로게이머 등 20대에만 꽃 피울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군이 생기고 있다"며 "47년이 지난 병역법으로는 이것을 대응할 수 없어 병역법의 개정의 필요성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최근 대중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입대를 장기간 연기할 수 있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학업·연수·국가대표 등 제한적 연기사유에 대중문화·예술 우수자로 인정되는 사람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전 의원은 "방탄소년단이 독도에서 근무하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안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사실 무엇보다 당사자 의견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정 측면에서 봐도 이것을 당장 해주기는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병역 연기는 사실상 20대 남성에게 국가가 해줄 수 있는 자그마한 배려와 권리일 정도 뿐"이라며 "국위선양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세운 다음에 면제나 특혜의 논의는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같은 당 노웅래 최고위원 역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BTS는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며 "활동이 중단되면 국위선양할 수 없다는 뜻이 되는 것이고, 군 복무를 하면서도 국위선양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가 병역특례제도"라고 말했다.

노 최고위원은 BTS의 경제효과가 60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대체복무'가 아닌 활동에 제약이 없는 '병역특례'를 주장했다. 대체복무 역시 병역특례에 속하지만 복무기간 동안 병역법이 규정한 분야에서만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또 면제에 준하는 병역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선 국제 예술대회나 올림픽 3위 이상 입상 등 엄격한 조건을 수반한다. 축구선수 손흥민 씨도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이 조건을 충족해 4주 군사훈련만으로 병역을 마쳤다.

반면 일반 남성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있다. BTS 효과는 경제 활동 중 생긴 부수적인 효과이기 때문에 병역의무를 대체할 수 있게 특혜까지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 후보는 "다른 청년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게 제기돼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며 "청년의 군 복무 기간에 대한 진지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역시 "'빌보드 1등하면 면제' 등으로는 (면제·특혜) 기준이 성립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국민적 공감대 등을 더 연구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진행하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병역 연기 수준이 아니라 대체 복무나 면제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 부분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인다"고 전했다.

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의 경우 "본인들(BTS)이 병역의 의무를 다 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구태여 정치권에서 부담을 지우는 것이 맞나 생각을 한다"며 "당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결론이 난 것도 아니고 쉽게 결론이 날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