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지수 5월 이후 하락세…'주의' 단계 유지"
한은 "금융안정지수 5월 이후 하락세…'주의' 단계 유지"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9.2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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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안정화 조치 영향…코로나19 재확산 따른 잠재 리스크↑
상반기 가계부채 1637조3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5.2%↑
금융안정지수. (자료=한은)
금융안정지수. (자료=한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어 중장기적인 잠재 리스크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일시적으로 변동성을 높였던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정책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에 대체로 진정세를 보였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의 부채가 크게 늘어났고,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금융과 실물경제 간 괴리 우려가 커지는 등 중장기적으로 금융안정 측면의 잠재 리스크는 다소 늘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안정지수는 올해 4월 중 위기 단계(22 이상)에 해당하는 23.9를 기록했지만, 5월 이후 주의단계(8~22)에 머물면서 점차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안정지수 잠정치는 13.5를 기록했다.

금융안정지수는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파악하고자 만든 지표로, 한은이 실물경제 및 금융 관련 20개 지표를 반영해 매달 산출한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중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정책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경제주체 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앞으로 이 지수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는 2분기 말 기준 16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나, 전 분기(+4.6%) 대비 증가세가 확대했다. 다만 증가율은 2010~2019년중 평균인 7.7%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업권별로는 은행 가계대출이 꾸준한 증가세(+8.6%)를 나타낸 반면, 비은행 가계대출(-0.6%)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6월 이후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된 가운데, 기타대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처분소득가능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7.0%p 오른 166.5%(한은 추정치 기준)로, 여전히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가계부채 연체율은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다. 

비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83%로, 작년 말과 비교해 0.13%p 상승했다. 다만 연체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평균치였던 2.71%을 밑돌았고, 취약차주 연체 비중도 2018년 말 6.0%에서 올해 2분기 말 5.3%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영업자 매출 감소와 전반적인 고용사정 악화 영향으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원리금 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 덕분에 아직까지는 신용위험이 현재화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