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까지 거론한 민주당… 커지는 여론 공분
'안중근 의사'까지 거론한 민주당… 커지는 여론 공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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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추미애 아들 '황제복무' 논란 비호… 무리수 두다 뭇매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8일 오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8일 오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장관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황제 복무' 논란 방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다가 되려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오후 "야당은 '가짜 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상에선 '도대체 어떻게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교하느냐, 안중근 의사님을 욕보이게 하지마라,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랑 비교하다니, 아들 서씨가 나라 훈장도 받을 기세'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당초 논평에서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내용을 삭제하고 수정 논평을 다시 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민 정서와 역린을 건드리는 민주당 내 무리수는 연일 터지고 있다.

같은 날 윤건영 의원은 추 장관 부부가 2017년 6월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로 아들의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가족이 민원실에 전화한 것이 청탁이라고 하면,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것 모두가 청탁이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홍영표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 그런 게 안 되니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한다"고 시작 전부터 민감하게 대처하기도 했다.

당내 청년층으로 꼽히는 장경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도대체 누가 3일 병가연장하려고 멀쩡한 무릎을 수술하나, 군대는 누구든 어디든 춥고 배고픈 곳"이라며 "내부고발을 한 것처럼 얘기하는 A대령은 병력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썼다.

전날에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군 휴가 절차에 대해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전화나 메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또 육군 병장 출신인 우상호 의원은 9일 추 장관 아들이 복무한 주한미군 배속 카투사를 '편한 군대'라고 발언했다가 사과했다.

정청래 의원은 8일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을 빨리 달라고 하면 청탁이냐 민원이냐"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초선 김남국 의원은 이번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 당에 군대를 안 다녀온 분이 많아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군대 갔다왔으면 이런 주장 못한다"고 힐난했다.

김 의원 주장과 달리 병역 면제를 받은 민주당 의원은 34명으로, 12명인 국민의힘보다 약 세 배나 많았다. 당별 남성 의원 대비 미필 비율을 따져도 민주당 22%, 국민의힘 14%다.

김 의원의 발언은 당 소속 의원 자녀의 병역 이행 여부로까지 번졌다. 한 언론은 민주당 내 자녀가 병역 면제를 받은 의원이 14명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는데, 이 가운데 송기헌·한병도·김승원·김홍걸 의원의 아들은 6급으로 완전 병역 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병도 의원은 자신의 둘째 아들의 병역면제 사유가 불분명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가슴 아픈 가족사를 꼭 꺼내게 만들어야 시원하겠느냐"며 유감을 나타냈다. 한 의원은 "둘째 아이는 현재 21살이고, 심한 자폐아"라며 "정신연령은 영아기에 머물러 있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고 전했다.

야권은 이런 발언을 집요하게 부각하며 대여 공세의 호재로 삼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아들만 셋이고, 셋째가 공군 근무 중인데 전화로 휴가를 연장해보겠다"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확산하며 여권에 부메랑이 되는 형국이다.

지난 12일 의혹 제보자인 당직사병을 '단독범'으로 표현하며 실명을 공개했던 황희 의원도 여론의 질타를 받고 사과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권 안팎에선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교육과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이자 역린으로, 예민하게 다뤄져야 하고 낮은 자세로 처리돼야 한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의혹 자체에 대해서, 청년들의 허탈감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