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문자인 줄 알았던 '사ㅏㅇ려0ㅔ요' 119문자 신고, 알고보니 긴급 상황 
장난 문자인 줄 알았던 '사ㅏㅇ려0ㅔ요' 119문자 신고, 알고보니 긴급 상황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7.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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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소방, 호흡곤란·경련 발생한 응급 환자 극적으로 구조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지난 19일 오전 강원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로 장난 문자로 오인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가 잇따라 전송됐다.

오전 7시 47분께 'ㅅ00ㅏㄹ0ㅕ줴0애요0'라는 문자 보냈고 1분 뒤 'ㅏ0사ㅏㅇ려0ㅔ요'를 다시 보내왔다. 약 7분 후 특정 지명으로 보이는 문자와 함께 세 자리 숫자를 적은 문자가 같은 번호로 다시 전송됐다. 

해당 신고 문자를 접수한 김웅종(41) 소방장은 처음에는 장난문자 정도로 보이는 오인 신고로 여겼으나 잇따라 보내오는 문자를 다시 눈여겨 봤다. 다만 실제로 119 상황실로 문자메세지 구조 요청을 보내오는 상당수에서 휴대전화 버튼을 잘못 누르는 등 오인 신고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잘못 전송한 경우 오인 전송이라는 메세지를 다시 주는 경우가 많지만 해당 메세지는 살려달라는 의미로 보이고 신고자가 전화도 받지 않아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판단한 김 소방장은 신고자 위치를 추적했다. 마지막 메세지의 숫자가 주소를 의미할지도 모른다는 판단하에 메세지 숫자를 바탕으로 신고자의 거주지 역추적에 들어갔다. 

마침내 신고자의 기지국 정보를 알아냈고 유력한 신고지로 구급대를 출동시킨 후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해뒀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 등은 집안 곳곳을 살핀 끝에 굳게 닫혀 있는 방문 대신 창문으로 확인한 결과 쓰러져 있는 응급 환자를 발견하고 창문으로 진입한 결과 호흡곤란과 경련 증상을 함께 보였고 곧장 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는 다행히 병원 도착 전 의식 및 호흡이 돌아왔고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경추보호대를 착용하고 산소투여 처치를 하는 등 환자를 안정시킨 뒤 무려 65km 떨어진 대형병원까지 내달린 구급대원들의 노력과 최초 신고를 무시하지 않고 유심히 지켜보고 긴급상황임을 알아낸 김 소방장의 노력 덕분이었다. 

김 소방장은 "신고자가 말 못 할 상황에 부닥쳤거나 범죄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려 다행"이라고 전했다.

강원소방은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란 음성통화가 곤란한 신고자가 문자 신고나 터치만으로 빠르고 정확한 위치추적이 가능한 앱 신고, 청각 장애인이나 외국인이 영상통화로 신고할 수 있는 서비스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