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데…CEO 리스크로 진땀 빼는 수입車
갈 길 바쁜데…CEO 리스크로 진땀 빼는 수입車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7.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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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의혹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 캐나다행
파블로 로쏘 FCA코리아 사장 성희롱 의혹 직무 일시 정지 조치
수입차협회 가입한 한국GM, 카허 카젬 사장 불법파견 검찰 기소
사진은 (왼쪽부터)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파블로 로쏘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각 사)
사진은 (왼쪽부터)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파블로 로쏘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각 사)

국내 수입자동차업계는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진땀을 빼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서 실적을 선방하고 있지만, 수입차 각사는 CEO의 부재와 위법행위 등의 이슈로 홍역을 치르는 모양새다.

2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장기 출장을 이유로 한국을 떠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5월 벤츠코리아가 ‘C200d’ 등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서 판매한 벤츠 경유차 12종, 3만7154대에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실을 확인해 최대 과징금 776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 달 27∼28일 벤츠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실라키스 사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전 독일로 출장을 떠났다. 오는 7월31일 벤츠코리아 사장 임기를 마치는 그는 벤츠캐나다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8월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벤츠코리아 사장에는 뵨 하우버 메르세데스-벤츠 스웨덴·덴마크 사장이 내정됐다.

벤츠코리아는 실라키스 사장의 해외 출장과 관련해 검찰 수사와 관계없다는 입장이지만, 실라키스 사장은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알려진 후 퇴임식도 없이 벤츠코리아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프, 크라이슬러, 피아트를 판매하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의 파블로 로쏘 사장은 성희롱과 폭언·폭행 등의 의혹을 받아 지난 24일부터 직무가 일시 정지됐다.

앞서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파블로 로쏘 사장이 사내 여직원을 상대로 성적 농담을 하고, 폭언과 욕설을 일삼는다”는 주장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 미국 FCA 본사와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는 관련 의혹 조사에 착수하면서 파블로 로쏘 사장을 직무 정지 조치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재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완성차업체이지만 지난해 8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한 한국GM은 카허 카젬 사장 등 임원 5명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21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카허 카젬 사장 등 한국GM 임원 5명은 지난 2017년 9월1일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 한국GM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719명을 불법 파견한 혐의를 받았다.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파견이 금지된 자동차 차체 제작 등 직접 생산 공정 업무를 해 왔다.

이에 따라 카허 카젬 사장 등 한국GM 임원 5명은 관련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카허 카젬 사장은 올해 9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지난 2017년 8월 취임 당시 내걸었던 ‘임기 내 흑자전환’ 목표는 가로막힐 전망이다.

같은 맥락으로 업계는 수입차 CEO들의 부재와 위법행위가 단기 성장 동력을 흔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수입차업계는 최근 CEO와 관련한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지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며 “외국인 사장들의 부재나 위법행위가 곧장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