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탈북민, 강화 철책 밑 배수로 탈출…소지품 발견
월북 탈북민, 강화 철책 밑 배수로 탈출…소지품 발견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7.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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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2시20분께 인천 강화읍 월곳리 도착 확인
월북 탈북민 김씨가 3년 전 탈북 루트로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 교동대교. (사진=연합뉴스)
월북 탈북민 김씨가 3년 전 탈북 루트로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 교동대교. (사진=연합뉴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 씨가 강화도 북쪽 지역 일대의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됐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월북자를 특정할 수 있는 가방을 발견하고 정밀 조사 중”이라며 “월북 추정 위치를 강화도 월곳리 인근으로 특정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은 김씨가 월곳리 인근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해 월북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수로에도 기본적으로 감시 스크린은 설치돼 있지만, 지상 철책에 비해 허술한 점을 노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철책에는 과학화경계장비가 설치돼 있다. 또 강화도 북쪽 일대는 이중철책과 CCTV, 감시장비(TOD) 등 경계가 더욱 삼엄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모씨가 월북할 당시 군감시 장비 고장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군 당국은 김씨의 구체적인 월북 시점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배수로의 밀·썰물 시간 혹은 기상조건 등 당시 여러 가지 조건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경찰이 파악한 김씨의 마지막 동선은 18일 오전 2시20분이다. 김씨는 택시를 이용해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읍 월곳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씨는 이 일대에 자신의 이름 등이 적힌 소지품이 담긴 가방을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17년 탈북 당시 한강 하구를 헤엄쳐 교동대교를 통해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월북에도 같은 경로를 이용했을 거라 추정됐지만 군 당국과 경찰은 소지품 발견 장소 등을 통해 해당 루트를 특정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김씨가 월북한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 교동도 등 한강 하구 일대는 북한과의 최단 거리가 1.3∼2.5km에 불과하다. 이곳은 탈북민들이 물때에 맞춰 수영으로 귀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