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유족 “대전도 한국땅…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
백선엽 유족 “대전도 한국땅…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7.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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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선엽 장군. (사진=연합뉴스)
고 백선엽 장군. (사진=연합뉴스)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에 대해 유족 측이 “만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2일 연합뉴스는 백 장군 장남인 백남혁(67) 씨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가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백 장군은 국립묘지법에 따라 현충원 안장이 결정됐다. 서울현충원에 장군 묘역이 만장돼 오는 15일 대전현충원 장군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그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두고 독립운동가 단체 및정의당과 미래통합당, (사)육군협회 등은 찬반 의견을 내며 논란을 가열화했다.

독립운동가 선양단체 연합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과 정의당은 “6·25공로가 인정된다고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파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인가”라며 “조용히 선산에 묻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영웅의 마지막 쉴 자리조차 정쟁으로 몰아내고 있다”며 “오늘날 대한민국과 국군을 만든 구국의 전사를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않으면 누구를 모셔야 하느냐. 12만 6·25 전우가 있는 서울현충원에 그를 누이지 못하는 것은 시대의 오욕”이라며 백 장군을 대전이 아닌 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할 것임을 피력했다.

이러한 논란에 백 씨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되는 것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백 씨는 “아버지도, 가족도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버지도 생전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이나 대전이나 다 대한민국 땅이고 둘 다 현충원”이라며 “아버지가 지난해 건강했을 때 이미 대전에 안장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족이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일각이 주장에 대해 “명백히 아니다”고 전했다.

백 씨는 “아버지는 국가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분이다. 만약 지금 서울 가라고 하면 아버지는 ‘어떻게 된 거야’라고 할 분”이라며 “물론 가족들은 안장 논란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다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대충현충원에 만족한다는 백 씨는 많은 분이 조문을 와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한 백 장군은 일제강점기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문에 들어왔다.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 전투를 지휘하며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33세 나이로 한국군 최초 대장으로 진급했다.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다부동 전투 때 도망치는 장병들을 모아놓고 “내가 앞장서 싸우겠다. 만약 내가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쏘라”며 후퇴를 막았던 일화가 유명하다.

두 달 간 이어진 이 전투로 낙동강 전선을 사수했고 이 기세를 몰아 북진하면서 미군보다 먼저 평양에 입성해 태극기를 꽂았다.

1948년 군 내부 남로당 숙청 분위기 속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구명에도 적극 나섰다. 1960년 대장으로 전역한 후에는 외교관과 교통부 장관을 지냈고 장관 재직 시절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을 지휘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영웅이었던 그는 향년 100세 일기로 지난 10일 오후 11시4분께 별세했다. 모두의 예우 속에 오는 15일 오전 7시3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그의 영결식이 열릴 예정이며, 같은 날 오전 11시30분에는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서 안장식이 거행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