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공모채 수요예측 4.5배 청약 '흥행'
대림산업, 공모채 수요예측 4.5배 청약 '흥행'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6.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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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건설·석유화학 시장지위 우수…풍부한 현금유동성 강점"
서울시 종로구 대림산업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종로구 대림산업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최근 공모채 시장에 나선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간 건설사들은 지난 3월 태영건설을 마지막으로 공모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자금모집이 어려웠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지난달 공모채 청약을 실시한 대림산업이 수요예측의 4.5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하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건설과 같은 등급의 한화건설(A-)은 청약에서 단 한푼도 들어오지 않는 참패를 경험했다.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보유한 GS건설(A0)도 1000억원을 모집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단 210억원의 유효수요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AA-급으로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대림산업만이 지난달 1000억원을 모집하기 위해 실시한 청약에서 4.5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했다. 대림은 이달 1460억원, 오는 9월 162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청약을 실시했고, 청약이 흥행하면서 모집액도 2000억원으로 두배 늘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번 수요예측 흥행은 대림산업이 보유한 AA-의 우량 신용등급과 탄탄한 재무안정성 등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앞서 대림산업은 올해 3월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건설업계 불황,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발행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대림산업이 약 두달만에 공모채 일정을 다시 잡은 데는 1분기 양호한 실적의 영향이 컸다.

대림산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5094억원, 2902억원, 2232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7%, 20.46% 급증했다. 모든 건설 사업부문의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유지됐고, 연결 자회사의 연결 편입 효과가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기여했다는 게 대림산업 측 설명이다. 

이와 같이 건설사 별로 수요예측의 성패가 갈린 것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공모채시장에서 AA급 이상의 우량채권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정체됐던 공모채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AA급 기업의 공모채 발행시기까지 앞당겨지면서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림산업은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로부터 투자적격에 해당하는 신용등급을 부여 받았다. 세계 양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재무적 안정성을 인정 받은 국내 유일의 건설사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에쓰오일과 SK E&S 등이 대림산업과 동일한 수준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대림산업에 대해 "건설과 석유화학의 우수한 시장 지위와 안정적 영업실적 및 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재무구조가 꾸준히 개선돼 왔고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