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방적 채널 단절…“12년 새 5번째”
北 일방적 채널 단절…“12년 새 5번째”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6.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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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판문점 채널 복구 후 2년5개월 만에 다시 단절 
(사진=아이클릭 아트)
(사진=아이클릭 아트)

북한이 2018년 1월 판문점 채널 복구 이후 2년5개월 만에 또 다시 일방적으로 모든 연락 수단을 단절했다. 12년 새 5번째 연락 차단이다. 

9일 북한은 청와대 핫라인을 비롯한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 채널을 차단, 폐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북한은 실제로 개성 남북 연락사무소 채널 및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채널, 국제상선공통망, 판문점 채널 등을 통한 우리 측의 연락을 모두 받지 않았다. 

과거에도 북한은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용도로 연락 채널을 차단했다가 관계가 회복되면 다시 복원하는 사례를 반복해 왔다. 

이번에도 대북전단 살포 및 남북 대화 협력에 대한 신뢰 등을 문제 삼으며 판문점, 연락사무소, 군 통신선 등 모든 연락 채널을 단절시켰다. 더욱이 청와대와 국무위원회를 연결해주는 ‘핫라인’은 설치 2년 만에 단절되는 운명을 맞았다. 

북한은 지난 2016년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판문점 연락 채널 및 군 통신선 차단으로 응수한 바 있다. 이 때 남북 간 연락통로 40여 회선도 함께 끊어졌다. 그러나 1년11개월 후인 지난 2018년 1월3일 김정은의 특별 지시로 군 통신선을 포함한 연락 채널이 다시 복원됐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2013년 3월)에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가 3차 핵실험 대응으로 제재에 나서고, 한미합동 군사연습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1991년에 체결된 ‘남북 사이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폐기를 선언하며 모든 연락 채널을 단절한 바 있다. 

다만 판문점 연락은 3개월 만에 복원했다. 

이후 남북 간 당국자 회담을 먼저 제의한 북한이 연락 채널을 되살리며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담이 무산되자 또 다시 일방적으로 연락을 차단(22일간)했다. 

이 외에도 2010년 5월 우리 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5·24 조치)를 단행하자 판문점 채널을 단절했다가 2011년 1월 복원시켰다. 2008년 11월에는 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을 문제삼아 판문점 연락채널을 차단했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며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 2009년 8월 연락 채널이 복원됐다.

이처럼 북한은 자신들의 필요 시 마다 연락 채널의 단절과 복원을 반복해 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같은 일방적 행위에 모두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연락 채널 단절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로 일정 시간이 지나 우리 정부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면 또 다시 연락 채널을 복원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선이 단절됨에 따라 ‘9·19 남북군사합의’도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북한이 적대행위 중지를 담은 ‘군사합의서 파기’를 선언하면서 보다 위협적인 대남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주장이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