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력수요 '뚝'…5월 여유전력 역대 최고
산업용 전력수요 '뚝'…5월 여유전력 역대 최고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6.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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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도매가격 4년 만에 최저…LNG 등 발전업계 시름
코로나19로 셧다운 상태에 여유전력이 넘쳐나면서, 국내 에너지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코로나19로 셧다운 상태에 여유전력이 넘쳐나면서, 국내 에너지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국내 에너지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력수요가 크게 줄고, 여유전력이 넘치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7월 전력거래소 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올해 5월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일시는 18일 오후 5시로, 사용량과 공급 예비력은 각각 6만5700메가와트(㎿)와 2만2511㎿다. 이때 공급 예비율은 34.3%로, 이는 월별 기준 199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공급 예비율은 전국의 발전소에서 당장 공급할 수 있는 발전량 중 생산되지 않은 전력량의 비율이다. 통상적으로 한 달 중 최대전력 일시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지난달 공급 예비율이 34.3%라는 건 한 달 중 전력 수요가 가장 많았음에도 30% 이상 전기가 남았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 월별 전력 예비율은 1월 15%에서 2월 19.1%, 3월 23.9%, 4월 25%, 5월 34.3%로 지속 상승세다. 날씨가 온화해진 데다, 코로나19로 산업용 전기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를 보면 올해 1분기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총 7097만메가와트시(㎿h)로 전년 동기보다 2.3% 줄었다.

업계는 아직 4~5월 수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친 만큼 산업용 전력 수요가 더 줄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전기도매가격인 전력시장가격(SMP)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월 SMP는 킬로와트시(㎾h)당 84.3원이었으나 불과 4개월 만에 약 69.5원으로 내려갔다.

업계는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전력수요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수요가 예년보다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액화천연가스(LNG)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수요 감소로 전력 예비율이 높아지면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석탄 발전소 중심으로 전기가 생산돼 LNG 발전소의 가동률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전력 판매 기회조차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여름 예년보다 덥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많다는 예보로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가정용 전력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긴 하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엔 부족하단 게 업계의 주장이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