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윙어’가치를 입증하다”
“‘수비형 윙어’가치를 입증하다”
  • 전민준기자
  • 승인 2009.05.0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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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아스날전서 선제골… 공수 맹활약
박지성이 살아난 공격본능을 바탕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견인했다.

박지성(28)은 6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오른쪽 측면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성공시키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3-1 승리에 힘을 더했다.

지난 2일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원정경기에 이어 맨유 소속으로 첫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중요한 시기에 적절한 선제골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68)은 물론 동료들과 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 결승진출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꿔버리는 골을 작렬시킨 이후에도 박지성은 영국언론에게 얻은 ‘수비형 윙어의 창시자’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활발한 공격을 펼쳐 보였다.

결국 박지성은 선제골뿐만 아니라 팀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의 세 번째 골의 시작이 된 멋진 돌파와 패스까지 성공시켰다.

최근 맨유와 재계약에 구두합의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 터지면서 박지성의 상승세가 팀에게는 큰 도움이다.

올 시즌 쿼드러플(4관왕)에 도전하는 맨유로서는 지난해에 이어 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박지성이 고마울 상황이다.

비록 지난해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출전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박지성은 이날 보여준 활약으로 결승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는 28일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바르셀로나-첼시의 승자와 벌일 결승전이다.

하지만 잠시의 휴식기를 가진 뒤 멋지게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박지성이 지난 해에 이어 또 다시 결승 무대에 서지 못하는 쓴 맛을 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챔피언스리그 창설 이후 첫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맨유로서는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선수가 절실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무한체력을 자랑하는 ‘산소탱크’ 박지성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박지성이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챔피언스리그의 결승에서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로 땀 흘려 경기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한편,박지성이 자신의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향해 날카로운 창을 겨눌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박지성은 다시 한번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 그 중에서도 최종 무대인 결승전에 한국인 최초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