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감염 우려…전문가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가정하고 방역해야”
‘택배' 감염 우려…전문가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가정하고 방역해야”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5.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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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키보드 표면 바이러스 전염력 검사 안해
치료 및 진단검사에서 전염력 검증 안돼 우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소재 ‘쿠팡’ 물류센터 업무 컴퓨터의 키보드 및 마우스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택배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류 작업장 컴퓨터 등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상태라면 ‘택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건당국이 물류센터 내 작업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검사를 시행했으면서도 해당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상태인지 전파력을 상실한 죽은 상태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배양검사’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는 데 논란이 일고 있다. 

감염 전문가들은 ‘택배’ 배송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우려 및 코로나19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선 ‘배양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30일 현재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2명이다.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단 6일만에 100명대로 늘어났다. 특히 이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진자(266명) 증가 속도와 유사해 당국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보건당국 및 시민들은 코로나19가 사람의 인체가 아닌 컴퓨터 등 물건에서도 발견됐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국은 물류센터 내 ‘환경검체 검사’를 실시해 총 67개의 검체에 대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 가운데 2개의 검체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물류센터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컨베이어 자동버튼,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안전모 등이다. 

특히 물류센터 물품은 ‘택배 배송’을 통해 소비자 자택 등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키보드 등 손으로 작업하는 곳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면 물품박스 포장이나 배송 등에서 택배 물품에도 바이러스가 묻었을 개연성이 크다. 

다만 당국은 ‘환경검체 검사’ 등을 통한 양성 반응과 택배 배송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력은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29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유전자 검사의 ‘CT값’이라고 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농도를 확인하는 수치가 있는데 그렇게 높지 않았다”라며 “PCR(육안 확인 어려운 바이러스 유전자 증폭 후 바이러스 존재 유무 파악)이 ‘양성’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 살아있는 바이러스이거나 감염력이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시행되는 ‘PCR 검사’는 바이러스가 살아있는지 감염력을 잃어 죽었는지까지는 확인이 어렵다.

때문에 지난 4월29일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완치자가 재발하는 이유는 검사 방법의 한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 ‘재양성자’와 ‘환경검체 검사’를 통한 바이러스는 상황이 다르다. ‘재양성자’는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후 두 차례 검사(24시간 간격)에서 ‘음성’ 확인이 된 경우로 이 때 검출되는 바이러스는 죽은 바이라스라고 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검체 검사’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치료를 받은 사람으로부터 검출된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바이러스가 살아있는지 전염력을 잃은 죽은 바이러스인지 불분명하다. 

때문에 배양검사(바이러스 활성화 여부 파악)를 실시해 검출된 바이러스가 죽은 바이러스로 전염력을 잃었다는 것을 확실히 밝힐 수 있다면 ‘택배’ 배송을 통한 감염 공포는 불식시킬 수 있다.

반면 검사 결과, 해당 바이러스가 물체 표면에서 살아있다고 나올 경우, 쿠팡 물류센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각 가정으로 배송된 택배 물품으로도 감염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코로나19가 종이로 만든 박스에서도 24시간 정도 생존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배송업체들은 전날 주문 접수한 물품에 대해 익일 택배 배송 작업을 완료하는 등 단 몇 시간 내 소비자 가정으로 물품 전달이 이뤄지고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