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안 간 확진자 증가… 접촉자 감염 ‘비상’
이태원 클럽 안 간 확진자 증가… 접촉자 감염 ‘비상’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5.1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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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선별진료서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선별진료서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 클럽에 가지 않았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는 이른바 ‘접촉자 감염’ 사례가 늘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신규 확진자 발생 양상이 클럽 방문자에서 접촉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10일 클럽발 확진자 중 직접 방문자는 18명, 접촉자는 6명이었다. 다음 날인 11일에는 방문자 20명, 접촉자 9명이었고 12일에는 방문자 11명, 접촉자 10명이었다. 지난 12일까지는 클럽에 직접 간 방문자의 확진 사례가 더 많았다. 하지만 13일 발표된 신규 확진자 현황에서는 확진자 18명 중 방문자가 8명, 접촉자는 10명으로 양상이 뒤바뀌었다. 14일에는 방문자 5명, 접촉자 15명으로 접촉자 감염 사례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지난 6일 클럽발 확진자 사태가 처음 발생할 당시에는 클럽 방문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10여 일이 지난 현재는 접촉자 감염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은 접촉자 감염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난 게 이를 방증한다.

방역당국은 아직 당시 클럽에 간 방문자들의 신원도 모두 파악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들이 현재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 알 수 없어 면밀한 역학조사가 힘든 상황이다. 만약 클럽 방문자들 대부분이 무증상 상태에 있어 타인과 계속해 접촉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방문자, 접촉자 모두 확진자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2주간 잠복기를 거쳐 확진이 현실화할 수 있고 이달 말까지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런 경로로 2차, 3차, 4차 등 ‘N차 전파’ 사례가 지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클럽 방문자 다수가 활동 범위가 넓고 친구나 동료 등과 잦은 교류를 맺는 20, 30대라는 점에서 N차 전파 사례의 그 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이 중대한 고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 한다는 계획이다. 주말을 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쌓아온 코로나19 방역망과 유행억제가 억지될지, 다른 조치가 필요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