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얼어붙었던 IPO 시장 '다시 봄'…대세는 비대면
코로나로 얼어붙었던 IPO 시장 '다시 봄'…대세는 비대면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5.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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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심사 청구 기업, 3월 4개서 4월 이후 25개로 급증
드림씨아이에스 수요예측 흥행 계기로 기대감 상승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차츰 생기가 돌고 있다. 지난 3월 4개에 불과했던 상장심사 청구 기업 수가 4월 이후 25개로 급증했다. 최근 IPO를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드림씨아이에스가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 성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주목 받으면서 비대면 관련 업종이 IPO 시장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기존 IPO를 철회하고 상장연기를 결정했던 SCM생명과학은 지난 12일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한다고 공시했다.

IPO 업계에서는 소마젠과 메타넷엠플랫폼 등 그동안 공모 절차를 연기하거나 철회했던 기업들도 증시에 입성하기 위한 준비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기업들이 IPO 일정을 재추진하는 이유로는 최근 상장 절차를 진행한 임상시험 위탁 수행 전문 기업 드림씨아이에스의 수요예측이 흥행하는 등 코로나19로 악화됐던 상장 여건이 개선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드림씨아이에스는 지난 11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1만490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가 991곳이 참여했으며, 배정물량인 108만여 주에 대해 10억여 주의 매수 주문이 몰려 926.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상장심사 청구 기업들도 급증했다. 지난달 초부터 이달 8일까지 총 25개사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는데, 지난 2월과 3월 상장심사를 청구한 기업이 각각 5개사, 4개사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IPO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껏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해 상장을 연기하거나 고사했던 많은 기업들이 다시 IPO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IPO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교육 등 언택트 업종 관련 기업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올해 3월 창립 10년 만에 첫 월간 흑자를 기록한 뒤, 상장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200만 고객을 보유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업체 카카오뱅크도 올 하반기 IPO를 위한 실무준비에 착수한다. 

대학편입 전문 교육 기업 아이비김영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올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아이비김영은 지난 2011년 메가스터디에 인수된 이후, 오프라인 영역에 이어 인터넷 동영상 교육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과 함께 올해 하반기 정부의 비대면 산업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전보다 더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비대면 업체들의 IPO 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경우 공모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단기간 내 IPO 시장에 쏠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모절차에 우선적으로 돌입하는 기업이 더욱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5일 KBO가 무관중으로 개막하면서 비대면이 전세계적인 화제를 기록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충분히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이는 비대면의 보편화, 일상화를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