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방위비 압박'… "美, 13억달러 요구"
트럼프 또 '방위비 압박'… "美, 13억달러 요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5.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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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상당한 돈 지불 합의했다" 거듭 압박
미 당국자 "13억달러는 최종제안… 많이 낮춘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 거듭해서 한국의 추가 부담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요구하는 분담금 규모가 지난해 보다 50%가량 인상된 금액으로 알려지면서 양측 간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언급하면서 "매우 부유한 나라들을 우리가 공짜로, 또는 거의 돈을 받지 못한 채 보호하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우리가 다른 나라들을 지켜주려고 한다면 그들 역시 분담금을 냄으로써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1조500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많은 돈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거론하며 "한국은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우리는 매우 많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한국은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과의 증액 합의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추가 부담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국에 "최종 제안"이라는 입장과 함께 13억 달러(약 1조5900억원)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이날 미국 측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한국에 13억달러를 제안했는지에 대해 "그렇다"라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너무 많이 내렸다"면서 자신들이 요구액을 많이 낮춘 것을 강조하고 한국 측의 입장에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미국이 제시한 액수는 지난해 10차 협정에서 한국의 분담금 총액(1조389억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50%가량 인상된 것이다.

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무부는 한국이 5년 단위의 다년 협정을 맺을 경우 5년째 되는 해에 지불하게 될 최종 금액을 산정해 13억 달러를 책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금액은 우리 정부 측 입장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양측 간 합의는 또 다시 접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협상 결과는 양쪽이 다 수용 가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