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1Q 창사 이래 최악 실적…영업손실 1조7752억원
SK이노베이션, 1Q 창사 이래 최악 실적…영업손실 1조7752억원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07 0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출, 2017년 2Q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낮아
손실 규모, 2014년 유가 급락 당시 4배 수준
 

SK이노베이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2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1962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2조7774억원 대비 12.64%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동월 영업이익 3281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번 분기 매출은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판매 단가가 낮아지고, 수요가 위축되면서 분기 기준 지난 2017년 2분기 10조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14년 4분기 국제유가 급락으로 42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이다.

특히,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으로 272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기록해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을 나타냈다.

이러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한 데다 코로나19로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석유사업에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은 9418억원이며,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에 따라 석유사업에서만 1조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됐지만, 납사(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971억원 감소한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 분기 적자는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에도 페수 88·56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해 지난해 4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적자를 이어갔지만, 영업손실 폭을 전 분기 대비 75억원 줄여 10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손실규모를 줄였다.

소재 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 ion Battery Seperator)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번지면서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사업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