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의 역발상…대한항공, 최악의 실적 면했다
조원태 회장의 역발상…대한항공, 최악의 실적 면했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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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 여객기 화물칸 이용 지시…화물수요 변화에 능동적 대응
화물운송 부문서 올해 목표 실적 달성 예상…코로나19서 선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시름을 앓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부문에서 올해 목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은 예상만큼 저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여객기의 화물기 이용을 착안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역발상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대한항공이 실어 나른 화물은 11만4547톤(t)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211t과 비교해 약 18.3% 감소한 수치다.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화물실적은 8만969t으로, 전년 동기 9만8474t과 비교해 약 17.8% 줄었다.

전체 국적사의 지난달 화물 수송은 18만3566t을 기록해 전년 동기 25만4730t 대비 약 27.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다.

같은 맥락으로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대한항공의 여객 수가 38만752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224만9271명 대비 약 83% 줄어든 점을 고려할 때 화물 부문은 전체 실적 하락을 막는 효과를 거뒀다.

항공업계에서는 지난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제시한 ‘여객기의 화물기화’라는 역발상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달 임원 회의에서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면서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달 13일부터 20여t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운휴 중인 베트남 호찌민에 투입해 한국 기업들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기도 했다. 또, 중국 칭다오에 지난달 21일부터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넓혀나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여객기 운항이 줄면서 화물수송 단가가 상승한 점도 매출 하락 선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화물은 화물기뿐 아니라, 평소 여객기에 승객의 짐을 싣고 남는 공간을 이용해 화물을 수송하는 벨리카고(Belly Cargo)를 활용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여객기 운항 감소로 화물수송기 공급량이 줄면서 운임은 급등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항공화물 수송 단가가 오른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한항공은 화물 부문에 있어서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큰 어려움 없이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