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코로나 팬데믹 속 한국경제, 이르면 내달 회복세"
하나금융연구소 "코로나 팬데믹 속 한국경제, 이르면 내달 회복세"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4.1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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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비중 높은 소비재·유통업 먼저 정상화 움직임 예상
감염국가 및 확진자수 추이(왼쪽)와 코로나19 대비 주요국 재정부양책 규모. (자료=하나금융연구소)
감염국가 및 확진자수 추이(왼쪽)와 코로나19 대비 주요국 재정부양책 규모. (자료=하나금융연구소)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한국경제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비업과 유통업 등 내수 기반 업종은 빠른 정상화가 기대되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13일 '코로나19 팬데믹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5월, 유럽과 미국은 각각 6월 이후 정상적인 경제활동 재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의 사례를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정부의 격리정책 시행 약 한달 후부터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벗어나며, 이로부터 최대 두달 이후에는 업종별로 회복세가 나타난다고 해석했다. 

김형준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경우, 내수비중이 높은 소비재와 유통업 회복이 먼저 나타날 전망이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화학·정유업의 경우 전세계 코로나 사태가 안정된 후에야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두 업종은 코로나로 원유 수요가 둔화된데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증산 선언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적정 가격선이 무너지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배럴 당 23.2달러로 1월 고점(배럴 당 69.7달러) 대비 약 66% 급락하면서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안혜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요둔화와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주요 제품의 마진이 손익 분기점 이하로 내려가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특히 국내 정유업은 화학업에 비해 재무 안정성이 허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업황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공식 선언이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을 연출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강력한 유동성 공급과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는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이 발생한 시점을 지난달 11일 WTO가 팬데믹 선언 이후부터라고 지목했다. 이날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는 12만명에 이르렀으며, 피해 국가수는 전세계 110개국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팬데믹 선언은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 플루에 이어 인류 역사상 3번째다. 

팬데믹 선언 후에는 세계 주요국들의 대응책이 속출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미국 연준(Fed)은 기준금리 150bp 인하를 시작으로 지난 주까지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매입과 무제한 양적완화 등을 단행하는 사상 초유의 부양책을 시행 중이다. 유럽 역시 유럽중앙은행(ECB) 차원에서 7500억유로 규모 자산매입(PEPP) 시행과 매입대상 다변화 등 전례없는 돈 풀기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방역실패로 확진자가 재차 증가하면, 유사한 격리과정을 재차 반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경제생활로의 복귀시점 예측이 무의미해진다고 경고했다. 

단, 사스와 메르스 등 과거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전염병이 사라진 후 V자 반등세를 보였던 전례에 따라 격리정책 장기화나 2차 유행 여부 등에 따라 한국경제 지표에 U자형이나 W자형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별 코로나19 진행단계(왼쪽)와 경기충격 및 회복 패턴. (자료=하나금융연구소)
국가별 코로나19 진행단계(왼쪽)와 경기충격 및 회복 패턴. (자료=하나금융연구소)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