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현아, 리스크 여전히 크다"
"땅콩회항 조현아, 리스크 여전히 크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3.0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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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식 세종대 교수 "경영권 도전하지만, 소액주주 납득 힘들 것"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뒤 지난 2014년 12월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사과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뒤 지난 2014년 12월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사과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 (사진=연합뉴스)

“예전에는 오너 리스크였지만, (이제는) ‘조현아 리스크’라고 생각합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맞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손잡은 3자 연합의 행보는 부정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황 교수는 “조 전 부사장은 여론의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의 행보는 그룹 경영에 악역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함께 손잡은 KCGI에게도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조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등은 많이 없고, 부각되지도 않았다”면서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건 이후) 받았던 주목을 계속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KCGI 측에 연합하면서 KCGI가 공격받을 수 있는 빌미를 준 것”이라며 “KCGI는 한진칼 주총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여론전을 하고 있지만, 땅콩회항 사건으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소액주주 등이 (3자 연합의 행보를)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도마에 올라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의 이미지를 실추하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2월에는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님이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 회장의 경영권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그는 지난 1월 KCGI, 반도건설과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맺고 3자 연합을 구성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KCGI 측은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의 합류로 일관성을 잃고, 신뢰도 무너질 수 있다고 일갈했다.

황 교수는 “전략경영 측면에서 KCGI의 방향성은 그동안 그룹의 병폐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KCGI의 이런 방향성은 조 전 부사장과 손잡으면서 무너졌다”고 부연했다.

3자 연합이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무산 등을 이끌더라도 조 전 부사장이 함께 하고 있는 만큼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인물로, 이제야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실패를 언급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이미 한진그룹 노조 등 직원들이 3자 연합에 대해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것도 한진그룹 내부의 분위기를 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맡을 국민연금에 관심은 쏠릴 전망이다.

한진칼 지분 2.9% 가량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 6일 당초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한진칼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