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후폭풍, 파생형펀드 투자 위축
DLF 사태 후폭풍, 파생형펀드 투자 위축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2.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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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부터 5개월 연속 설정액 감소
DLS·DLF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9월 27일 국회 정문 앞에서 피해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DLS·DLF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9월 27일 국회 정문 앞에서 피해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 사태가 파생형·혼합자산펀드에 대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생형펀드의 경우 최초 투자 금액을 의미하는 '설정액' 규모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파생형펀드 설정액은 49조6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2000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8월 말 53조9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DLF 사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관련 펀드 설정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증권업계 A 관계자는 "파생형펀드 설정액이 감소한 데는 최근 DLF 사태가 분명히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DLF가 같은 파생상품에 속하기 때문에 DLF 사태 이후 판매가 축소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설정액 규모 축소를 DLF 사태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B 관계자는 "분명히 (파생형펀드 설정액이 감소한 데는) DLF  사태가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즌별로 설정액 규모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어 정확한 원인을 DLF 사태로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혼합자산펀드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혼합자산펀드 설정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8년 8월 500억원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이 펀드에는 최근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라임자산운용 펀드들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 기준 혼합자산펀드 설정액은 38조6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000억원 넘게 줄었다. 이는 같은 대체투자펀드인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이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100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8000억원 늘었고 특별자산펀드는 93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파생형펀드와 혼합자산펀드 등의 전망도 밝지 않아 지금의 감소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DLF 사태 대책으로 DLF와 같은 원금 비보장 상품 등을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고, 은행 판매를 금지했다.

증권업계 C 관계자는 "판매하는 창구가 줄어들면서 향후 판매 감소와 같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