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점 많다" 신종코로나 16번 환자에 '관심'
"이상한 점 많다" 신종코로나 16번 환자에 '관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2.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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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후 10일간 감염 몰라…방역 감시망 구멍
"중국 방문 안 했다"…'감염경로' 파악도 난항
국내에서 16번째로 확진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거쳐간 광주 시내 한 병원이 4일 임시 휴진에 들어갔다. 사진은 휴진 안내문을 확인하는 외래환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16번째로 확진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거쳐간 광주 시내 한 병원이 4일 임시 휴진에 들어갔다. 사진은 휴진 안내문을 확인하는 외래환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국내 16번째 확진자를 둘러싼 보건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고도 10일간 '의심환자'에 분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감염 우려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중국 여행력이 없어 감염원 확인도 복잡한 상황이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환자(42세 여자, 한국인)는 설날인 지난 1월 25일부터 오한과 발열 증상을 보였다.

이 여성은 증상이 나타나자 1월 27일 광주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에서 각각 진료를 받았으나,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이 환자가 중국 방문력이 없던 탓이다. 이 여성은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한 후 1월 19일 입국했다.

그간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선별 진료를 위해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정보를 '중국 방문력'에 한정해 왔다.

구체적으로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뒤 14일 내 발열 또는 기침이 있거나 △중국을 다녀온 뒤 14일 이내 영상의학적으로 폐렴 증세가 있는 사람이 선별 진료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16번 환자가 오한, 발열 등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는데도 선별해 내는데 실패했다. 증상 발현 후 10일간 '의심환자' 감시망에 빠져있게 된 것이다.

특히 16번 환자는 확진 판정 직전까지 전남 광주에 위치한 중·대형 병원 2곳을 6차례나 방문했다. 신종 코로나의 강력한 전파력을 고려할 때 확산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던 만큼 해당 병원에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병원내 '슈퍼 전파'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해당 병원은 임시 휴업에 들어가고, 병원에 있는 의료진과 환자를 통째로 외부와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를 시작했다. 이 병원에는 80여명의 입원환자가 머물고 있다.

보건당국 역시 중국이 아닌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자 감염원 확인이 복잡해져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여러 감염 경로를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중국 후베이성 이외 중국 지역 입국자들의 진단검사를 받는 사례정의 기준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있어도 진단검사를 받도록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6번 환자는 이상한 점이 많다"며 "역학조사를 상세하게 해야만 감염경로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