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전 등 지방 주택시장 '규제 피한 수요' 유입
세종·대전 등 지방 주택시장 '규제 피한 수요' 유입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2.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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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집값 상승 폭 '수도권 축소·지방 확대'
서울, 매수세 급감…24개 구 오름세 약화
2020년 1월 주택종합 매매·전월세 가격 감정원 지수 변동률(단위:%). (자료=감정원)
2020년 1월 주택종합 매매·전월세 가격 감정원 지수 변동률(단위:%). (자료=감정원)

지난달 집값 상승 폭이 수도권에서 줄고, 지방에서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12·16대책으로 서울 주택 매수세가 급감한 가운데, 세종과 대전, 대구 등 지방 주요 도시는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 유입과 실수요층 매수세 증가로 집값 상승 폭이 확대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감정원은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28% 상승했다고 3일 밝혔다.

전국 집값은 지난해 9월 상승 전환 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12월(0.38%)까지 상승 폭을 키워오다 지난달에는 상승률이 낮아졌다.

상승 폭 축소는 수도권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0.62% 상승률을 기록했던 수도권 집값은 지난달 0.39% 오르는 데 그쳤다. 수도권 상승률은 서울과 경기, 인천 모두에서 낮아졌다.

서울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6%에서 지난달 0.34%로 낮아졌고, 경기 상승 폭은 0.50%에서 0.48%로 축소했다. 인천 상승 폭은 0.41%에서 0.20%로 줄었다.

감정원은 서울의 경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12·16대책)' 영향으로 매수세가 급감하며, 전체 25개 구 중 24개 구에서 상승 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와 인천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교통 및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와 서울 출·퇴근 수요 등으로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전국 주태종합 매매·전세 가격 감정원 지수 추이. (자료=감정원)
전국 주태종합 매매·전세 가격 감정원 지수 추이. (자료=감정원)

정부 정책 등 영향으로 수도권 상승 폭이 축소하는 동안 지방은 상승세를 키웠다.

지난해 11월 0.04% 상승률로 상승 전환했던 지방 집값은 12월 0.16%로 상승 폭을 키웠고, 지난달 다시 0.17%로 상승률이 소폭 높아졌다.

지방 시·도 중에는 지난달 세종을 비롯해 △대전 △대구 △전남 △충북 △전북에서 집값 상승 폭이 커지거나 상승 전환했다. 세종 상승률은 0.83%에서 1.84%로 높아졌고, 대전 상승 폭은 1.15%에서 1.26%로 확대했다. 전북은 -0.04%에서 0.04%로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방 집값 상승과 관련해 고가주택 위주 정부 규제에 따른 일부 수요층 이동과 내 집 마련 수요 증가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서울 등 메인 지역에 대한 규제를 많이 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특히, 지방 중에도 대전이나 세종 등 광역시의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수도권에서도 규제가 덜하면서 교통 호재가 있는 중저가 아파트 쪽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몇몇 불안 요인이 해소된 상황에서 전세와 구매를 두고 고민하던 수요가 주거 안정 차원에서 구매쪽으로 이동하면서 지방 집값이 오르는 것 같다"며 "세종이나 대전 등 지방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지역에서는 신규 주택 공급 영향으로 주변 집값이 함께 상승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1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 가격 감정원 지수 변동률. (자료=감정원)
2020년 1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 가격 감정원 지수 변동률. (자료=감정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