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대치 속 한국 건설사 '파병 걱정'
美-이란 대치 속 한국 건설사 '파병 걱정'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1.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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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시 중동 반감으로 '사업 진출 차질' 우려
국제정세 따른 리스크 축소 위해 시장 다변화 노력 필요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 중인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 중인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전경. (사진=현대건설)

이란발 리스크로 중동 지역에 진출 중인 우리 건설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 이란 간 대치 국면이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호르무즈 파병 이슈 등으로 현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파병이 현실화할 시 최악의 경우 중동 국가들의 반감을 사 현지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처럼 국제 정세에 따라 중동 지역 건설 리스크가 증폭되면서, 해외 시장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라크에는 현재 현대건설과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 14개 국내 건설사가 진출해 있으며, 현장 파견 근로자는 14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지난 8일(현지 시각)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에 탄도미사일 공습을 감행하면서 이 지역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 기업이 진출한 이라크 현장 중 공습 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은 한화건설이 나가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이다. 이 사업지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25㎞ 떨어진 곳으로, 한화건설은 12조원 규모 주택 건설 사업을 수행 중이다. 

또, 현대건설은 GS건설 및 SK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7조원 규모 정유공장을 짓고 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이라크 남부 알 포 지역에 850억원 규모 바스라 주 알 포 신항만 공사를 수주해 도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현장은 공습을 당한 알발라드 미 공군 기지와는 거리가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건설사들은 수시로 이라크 현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에는 우리 기업이 진행 중인 공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지금은 미국과 이란이 확전하지 않는 분위기고 이슈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단계라서 비스마야 현장 상황은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카르발라 현장 1곳에 진출해 있는데,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상황이 악화되는 분위기면 발주 물량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악화되지 않고 잘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화건설이 건설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 전경. (사진=한화건설)
한화건설이 건설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 전경. (사진=한화건설)

일단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소강상태를 보이기는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외교부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라크 추가 입국과 현장 이동은 제한한 상태다. 

특히, 건설사들은 미국이 지난해 동맹국에 요청한 중동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요청에 우리 정부가 파병 형태로 응하는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중동 지역에서 신뢰를 잃고 철수하거나, 신규 진출이 막히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중동 지역에서 반감을 살 수 있고 최악의 사태에 철수를 고려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제 정세에 따라 타격이 큰 건설업 특성상 다양한 지역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 기업이 진출한 국가들이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 한정돼 있고, 이런 쏠림 현상은 한 지역에서 발발하는 이슈로 인해 연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이번 이란발 리스크도 이라크 지역뿐만 아니라 중동 산유국들의 주요 수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다수 지역을 흔들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현장에 진출한 국가 혹은 그 국가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 영향이 크다"며 "수출과는 또 다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예전부터 다양한 지역 사업수행 환경이나 발주환경을 고려해 여러 지역으로 (진출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해외건설협회는 각종 자료나 세미나를 통해 시장 동향이나 환경을 제시해 건설업계에서 판단 지표로 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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