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대상 포스 강매 논란
[단독]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대상 포스 강매 논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1.08 16:3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부 "노후화된 장비 신규 프로그램 구동 어려워 교체 불가피"
가맹점주 100만원 상당 장비에 부담…"기존 포스도 사용 가능"
더본코리아가 빽다방 가맹점주들에게 포스업체 변경과 프로그램 개발 등을 내세워 포스 장비를 강매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본 사진 속 매장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김소희 기자)
더본코리아가 빽다방 가맹점주들에게 포스업체 변경과 프로그램 개발 등을 내세워 포스 장비를 강매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본 사진 속 매장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김소희 기자)

더본코리아가 빽다방 가맹점주들에게 100만원 상당의 포스(POS) 장비를 강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기존 포스 밴(VAN·부가통신망) 결제업체와의 거래종료에 따라 희망 가맹점에 한해 포스 교체를 권장하고 있다”고 뒤늦게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앞서 가맹점주 공지를 통해 “노후화된 장비에서 신규 프로그램 구동이 어려워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구매를 강제적으로 유도했다는 지적과 함께 갑질 논란은 불거질 전망이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11일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포스 밴 결제업체(대리점)와의 거래 종료와 신규 포스 프로그램 개발 완료 소식을 알렸다.

더본코리아 빽다방 가맹사업본부 관계자는 공지에서 “충성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앱)의 일괄적인 가동을 위해 신규 포스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기존 포스업체와의 계약 종료에 따라 포스공급과 유지보수 업체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장비를 이용하면서 신규 프로그램을 설치·운용하고자 했지만, 일부 노후화된 장비와 메모리가 부족한 장비에서 신규 프로그램 구동이 어려운 상태다”라며 “해당 가맹점(공지를 받은)은 장비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2016년 4월 이전 기존 포스업체로부터 포스를 무상 임대한 가맹점’은 장비교체가 필요하다고 지목했다.

또 이 관계자는 ‘무상 임대매장 대상 특별단가(VAT 별도)’라는 타이틀로 △메인 포스 △듀얼모니터 △CAT(신용카드결제) 단말기 △통합패드 등 관련 장비 가격을 명시했다.

이때 ‘메인 포스를 제외한 기타 부속품의 경우 일시불로 구입해야 한다’는 조항도 달았다.

그는 “유상으로 기존업체로부터 포스 장비를 구입했더라도 장비가 노후돼 프로그램이 구동되지 않는다면 교체를 권면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포스의 안정적인 운용이 바탕이 돼야 멤버십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빽다방 멤버십2.0’ 론칭 일정도 연기한다”며 “매장별 최대 1개월간 앱 서비스 운영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또 “기존 포스에선 멤버십2.0 운용이 불가하며 신규 포스에선 멤버십1.0 운용이 불가하다”고 부연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커뮤니티에 올라온 빽다방 담당 직원의 공지사항 내용.(갈무리=독자제보)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커뮤니티에 올라온 빽다방 담당 직원의 공지사항 내용.(갈무리=독자제보)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기존 포스 장비로 매장 운영을 지속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포스 장비를 교체하지 않았을 때 신규 프로그램과 멤버십 앱 구동 불가 등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배달 등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특정업체의 포스로 장비를 교체하라고 했다”며 “이미 무상으로 지원 받아 사용하는 포스가 있고, 가뜩이나 장사도 안 돼 힘든 상황에서 99만원이나 되는 포스를 구입하라니 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불만 하나 없이 (기존 포스 장비) 잘 쓰고 있는데 바꾸라니 짜증난다”며 “본사에 말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다른 지역 가맹점주도 “정말 말도 안 되고 한참 잘못됐다”며 “적어도 계약이 종료되기 몇 달 전에 이러한 상황을 통보하거나 혹은 가맹점주들과 협의해서 움직여야 하는데, 본사에선 일방적으로 공문을 보내며 계속 바꾸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포스 장비 교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새나온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사양이 떨어져 구동이 어렵다면 여신금융업법 시행 이전 개점해 영업 중인 가맹점의 경우, 업체로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업그레이드 해서 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 측도 이를 일부 인정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신규 프로그램이 개발됐다고 꼭 포스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기존 포스 장비에 새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고, 실제 일부 빽다방 매장에선 이에 대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장비 교체가 필요한 매장에 대해선 부담 완화 차원에서 본부의 정책에 따라 일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포스 장비 교체는 사전공지와 간담회 등을 통해 가맹점주들과의 협의 하에 이뤄지고 있는 권장사항일 뿐”이라며 “자사 프로그램과 시중 배달 프로그램 등의 사용을 통한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해 교체를 권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