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 해부41] 하이트진로, 글로벌 '게임체인저' 위상제고 가시화
[신아-50대기업 해부41] 하이트진로, 글로벌 '게임체인저' 위상제고 가시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2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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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테라·뉴트로 진로' 돌풍…국내서 뒷심 발휘
"창립 100주년, 소주 세계주류 카테고리로 육성"
올해 맥주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것으로 평가받는 하이트진로 테라 맥주의 생산라인. (사진=하이트진로)
올해 맥주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것으로 평가받는 하이트진로 테라 맥주의 생산라인. (사진=하이트진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 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올 상반기 기준 총자산 5조6000억원 규모인 국내 56위 하이트진로그룹은 ‘국내 1위를 넘어 더 넓은 세계로’라는 모토 아래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4년까지 글로벌 주류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대표상품인 ‘참이슬’을 앞세워 국내 소주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전 세계 80여개국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소주 한류’를 이끌고 있다. 맥주도 대상 국가에 맞춰 자체 브랜드 또는 수출 전용 브랜드를 통한 ‘글로컬(Global+Local)’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는 신제품으로 내놓은 ‘테라’ 맥주와 ‘뉴트로진로’ 소주가 연이어 대박을 치며, 국내 주류 최대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졌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중심 주류 제조·판매 역량 강화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8년 7월 인적분할 방식에 따라 그룹의 투자사업을 주도하는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를 출범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그룹 브랜드 관리와 자회사의 사업확장, 투자촉진 등을 전담하고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아래에는 맥주·소주 등 주류 제조와 판매를 맡고 있는 ‘하이트진로(50.3%)’와 ‘진로소주(100.0%)’ 등의 2개의 핵심 자회사가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9월 진로(존속법인)와 하이트맥주(소멸법인)가 합병돼 만들어진 것으로, 주류 포장재 생산을 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산업과 생수·음료를 제조하는 하이트진로음료를 비롯해 진로양조와 강원물류, 수양물류 등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국내외 계열사는 17개사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율 28.9%(2019년 5월 기준)를 보유한 박문덕 전 회장이다. 박 전 회장은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의 경영권을 인수한 박경복 하이트진로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박 전 회장은 조선맥주에서 상무이사,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0년 6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 전 회장은 재직 동안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 맥주 개발과 진로소주 인수 등을 주도하며, 맥주회사에서 종합주류업체로 발돋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2014년 3월 대표이사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대 주주는 27.2%의 지분을 보유한 서영이엔티다. 서영이엔티는 맥주 냉각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최근 글로벌 제과업체 ‘몬델리즈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으며 수입식품 유통에도 뛰어들었다.

서영이엔티의 경우 박문덕 전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이 80.1%의 지분을 갖고 있고, 박문덕 전 회장도 지분 14.7%를 보유 중이다.

이처럼 하이트진로홀딩스와 서영이엔티 등에 대한 최대주주 일가의 높은 지배력 때문에, 하이트진로그룹의 경영권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소유지분도. 위 이미지는 기사와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공정거래위원회)
하이트진로그룹의 소유지분도. 위 이미지는 기사와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공정거래위원회)
올해 출시돼 단기간에 히트상품으로 등극한 하이트진로의 테라맥주와 뉴트로진로 소주. (사진=하이트진로)
올해 출시돼 단기간에 히트상품으로 등극한 하이트진로의 테라맥주와 뉴트로진로 소주. (사진=하이트진로)

◇테라·뉴트로진로 기대 이상의 성과…시가총액 2조원 재돌파

하이트진로그룹은 1933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맥주업체 ‘조선맥주’를 모태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1993년 지하 천연암반수 콘셉트의 ‘하이트’ 맥주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1996년 맥주업계 1위에 올랐다.

2005년에는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진로의 소주(참이슬) 부문까지 인수해 지금의 사업구조를 갖추면서 국내서 가장 큰 주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하이트를 앞세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소주와 맥주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오랫동안 놓지 않으며 전성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1년 오비맥주 카스에게 1등을 뺏긴 이후 맥주사업 부문이 장기간 침체를 겪으면서, 하이트진로의 입지에도 다소 균열이 생겼다.

대표 맥주 브랜드인 하이트와 맥스가 지속적으로 부진하고, 드라이d 등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내놓은 제품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맥주 시장점유율은 30% 내외로 하락했다.

이렇다보니 맥주사업에서만 최근 5년간 평균 190억원대의 영업손실이 나면서 소주부문에서의 매출 편중은 더욱 심화됐고, 하이트진로의 성장도 한동안 정체를 맞았다.

그러나 올해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시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시장 판도를 바꾼 기업 또는 인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의 주도 아래 지난 3월과 4월 신제품으로 잇달아 내놓은 테라 맥주와 뉴트로진로 소주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테라 맥주는 하이트진로가 과거 맥주시장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5년 전부터 기획에 돌입하고, 2년간 개발 끝에 ‘100% 호주 청정맥아’와 ‘100% 리얼탄산’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된 제품이다.

출시 이후 가정용 시장은 물론 요식·유흥업계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테라 알리기에 나섰고,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테슬라(테라와 참이슬 소주의 합성어)’ 폭탄주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마케팅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그 결과 테라는 출시 100여일 만에 판매 1억병(330밀리리터 기준)을 돌파한데 이어, 12월24일 현재 4억5600만병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단기간에 입지를 구축했다. 이러한 테라 돌풍에 관련업계와 증권가는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27%에서 올해 30%, 내년 35%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3월 테라 맥주 간담회에서 제품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3월 테라 맥주 간담회에서 제품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테라 맥주 홍보현장. (사진=하이트진로)
테라 맥주 홍보현장. (사진=하이트진로)

뉴트로진로(진로이즈백)도 소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존재감을 더욱 빛나게 한 효자상품이다. 향수를 자극하는 뉴트로(Newtro,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 마케팅에 힘입어 4050세대는 물론 2030세대까지 공략하며 판매 7개월 만에 1억병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뉴트로진로는 ‘감성 마케팅’을 앞세운 점이 주효했다. 서울 홍대와 강남에서 홍보 차원의 팝업스토어 ‘두꺼비집’을 운영하고, 친근한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홍보 등으로 인지도를 꾸준히 높였다.

이런 마케팅 덕분에 관련업계는 전체 소주 시장점유율에서 뉴트로진로가 10% 가까이 상승하면서, 참이슬을 포함한 하이트진로 점유율은 60% 이상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테라와 뉴트로진로가 대박을 기록하면서, 하이트진로의 시가총액도 3년 6개월 만에 2조원을 재돌파(10월 기준)했다. 또,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291억원,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5.8%, 67.9%의 성장세를 보였다. 

김인규 대표는 지난 3월 테라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간담회에서 “테라는 하이트진로의 새출발을 알리는 상징과 같다”며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을 다시 증명해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는 김 대표의 말처럼 올해 하이트진로는 기회를 잡고 재도약의 기틀을 충분히 마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비전 2024' 해외서 신성장동력 발굴 박차

오는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 2024’ 전략에 따라 국내 1위를 넘어 해외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주류종합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미국·중국·일본·러시아·베트남에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며, 이들 법인을 권역별 거점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참이슬로 대표되는 소주의 경우, 2024년까지 세계적인 주류 카테고리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포한 이후 전 세계 80여개국에 수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출 5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5000만달러(약 580억원)를 돌파했다.

소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동남아와 미주를 중심으로 안테나숍 운영·면세점 입점·전용버스 홍보투어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결과다. 또, 참이슬 외에도 일품진로 1924·망고링고·이슬톡톡·자몽에이슬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소비층을 세분화한 것도 주효했다.

올 1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한국식 포장마차 매장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을 열고, 6월에는 파리와 런던에서 소주를 주제로 각각 팝업스토어와 클럽파티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지난 11월에는 한국 소주브랜드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주류 전문체인 ‘베브모어(BevMo!)’에 참이슬후레쉬·딸기에이슬 등 4종을 입점시키며 현지인 대상의 마케팅을 더욱 강화했다.

하이트진로가 미국 뉴욕주에서 진행한 랩핑 트럭 활용 참이슬 홍보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미국 뉴욕주에서 진행한 랩핑 트럭 활용 참이슬 홍보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프랑스 파리에서 운영된 하이트진로 팝업스토어. (사진=하이트진로)
프랑스 파리에서 운영된 하이트진로 팝업스토어. (사진=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은 글로벌 맥주기업과 현지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화·현지화 동시 추구)’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국가별 상황에 맞춰 자체 브랜드와 수출 전용 브랜드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지난해 뉴질랜드와 아랍에미리트, 이라크에는 알코올 함유 8%의 ‘하이트 엑스트라 스트롱’을 출시했고, 홍콩에서는 젊은이들의 거리인 란콰이펑에 ‘하이트진로펍’을 여는 등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맥주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하이트진로의 인지도가 꾸준히 올라가자, 김인규 대표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우리 코리아 콘퍼런스’에 참여한 이후 처음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Needs)에 맞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판매망을 더욱 확대해 전 세계 어디서든 하이트진로의 소주와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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