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만에 끝난 철도파업…남긴 건 '국민 불편뿐'
닷새 만에 끝난 철도파업…남긴 건 '국민 불편뿐'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1.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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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임금 1.8% 인상만 합의하고 종결
철도 통합 등 무리한 요구에 비판 목소리
철도노조 파업 2일차인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이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철도노조 파업 2일차인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이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철도노조가 총파업 시작 닷새 만에 일선 현장으로 복귀한다. 임금 4% 인상과 인력 4000명 충원, 철도 통합 등을 요구하며 시작한 파업이었지만, 사측으로부터 사실상 임금 1.8% 인상이라는 합의를 얻어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나머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무리한 주장이었다는 비판과 함께 이번 파업이 남긴 것이 '국민 불편'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철도공사(이하 한국철도)와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은 이날 오전 6시 임금 및 현안사항에 잠정 합의하고, 파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앞서 지난 20일 오전 9시부터 △4조 2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및 자회사 처우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 통합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하면서 철도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수도권 광역전철을 비롯해 KTX와 새마을·무궁화호 등 모든 열차가 감축 운행되면서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를 의식한 한국철도와 철도노조는 지난 23일 오후부터 본교섭을 재개하고, 마라톤 협상을 펼친 끝에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노사는 올해 임금을 전년 대비 1.8% 인상하기로 했으며, 인력 충원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고속철도 통합 운영 방안 공동 정부 건의 △원하청 노사협의체 연내 개최 △코레일관광개발 임금 및 승진체계 우선 논의 △저임금 자회사 임금수준 개선 건의 등을 합의 사항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의 총파업은 파업 시작 닷새 만인 25일 오전 종료됐으며, 26일부터 철도 운영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노조가 주장했던 4조 2교대 근무제를 위한 인원 충원과 임금 4% 인상이라는 요구사항이 한국철도의 재정 여건과 정부 기준 등을 고려했을 때 다소 무리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임금 문제는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 가이드라인이 있다"면서 "(임금 인상 외) 다른 요구는 명목상이고, 불가능한 거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철도 파업이 되풀이될수록 국민 피해만 가중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3~4년이 지나고 선거 때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국민들만 피해"라며 "국토부에서도 '안전은 이런 스케줄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또는 '코레일 합병 문제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정리를 한다'라는 등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는 방향으로 진행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