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친일 문학가 서정주 시인 시비 건립 논란
태안군, 친일 문학가 서정주 시인 시비 건립 논란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9.11.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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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이 친일 행적의 미당 서정주(1915∼2000년) 시비를 학암포 해수욕장에 세우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5일 태안군은 서정주 시인의 '학(鶴)'이란 시를 새긴 시비 건립(데크 및 기념비)을 위해 군 게시판에 공유수면 점용사용 고시했다.

시비의 존치 기간은 2019년 11월 5일부터 2034년 11월 4일까지 15년간이다. 

원북면 관계자는 "서정주 시인이 지난 1950년대 학암포를 방문해 절경을 감탄한 시 '학(鶴)'과 관련해 학암포번영회에서 시비를 세워달라고 요청해 작년 우수해수욕장으로 선정된 지원사업으로 건립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인의 친일행적과 관련해선 "그런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시인을 찬양하기위해 기념비적인 것이 아닌 학암포 홍보와 관련된 문학작품을 건립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주민 A씨는 "시비를 건립하려는 인근에 민족대표 33인으로 3.1 운동 당시 독립선언문을 인쇄하고 민족대표를 대표해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이종일 선생의 생가지가 있는데 선생의 독립정신이 훼손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부천시 등 전국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는 최근 서정주를 비롯한 친일 행적 문인 시비를 잇달아 철거하고 있다. 

전남 광양시도 지난달부터 공식행사 때 서정주가 1989년 작사하고 김동진이 작곡한 '시민의 노래' 부르기를 중지했고, 춘천시도 서면 문학공원 내 서정주와 최남선 등 친일 문인 3명의 시비를 없애기로 했다.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