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시행 후 첫 학기… 전년比 강좌 6000여개 감소 
강사법 시행 후 첫 학기… 전년比 강좌 6000여개 감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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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196개교 분석… 비전임교원 강의 2만 학점 줄어
대학교 강단. (사진=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대학교 강단. (사진=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시행된 첫 학기에 전년대비 강좌가 6000여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일반대학 및 교육대학 196개교의 10월 정보공시 항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강사법은 대학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교원 지위 안정을 위해 지난 8월1일부터 시행된 법이다. 2010년 한 지방대의 시간강사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법은 강사에게 대학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대학은 강사를 1년 이상 임용해야 햐며 3년간 재임용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방학 기간 임금을 지급하고 재임용 거부 처분 시 강사의 소청심사권을 부여하며 강사에 대한 퇴직급 지급과 4대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2학기 학생 수가 20명 이하인 소규모 강좌는 11만5614개로 지난해 2학기 12만1758개보다 6144개 감소했다. 전체 강좌 대비 비율로 보면 올해 39.9%로 지난해 2학기(41.2%)에 비해 1.3%p 즐어들었다. 

감소 폭은 국공립(1.1%p)보다 사립(1.3%p)에서 더 컸고 비수도권대학(1.0%p)보다 수도권 대학(1.8%p)에서 더 컸다. 

비전임교원이 맡은 학점 역시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2학기에 비전임교원이 담당한 학점은 22만5762학점으로 지난해 2학기 24만8255학점에서 2만1493학점 줄었다. 

대학 강좌가 한 강좌당 2~3학점인 것을 고려하며 비전임교원의 일자리가 1년 만에 약 8600개 없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전임교원의 강의 부담을 늘어났다. 올해 2학기에 전임교원이 맡은 학점은 총 47만5419학점으로 지난해 2학기 46만4735학점보다 1만684학점 늘었다. 

소규모 강의가 줄고 전임교원의 대형 강의가 늘어난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강사 감축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소규모 강의가 보통 2학점임을 고려하면 전임교원들이 소규모 강의 5300여개 분량의 강의 부담을 추가로 안은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8월 강사법 시행 시 대학교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이 법을 따를 수 있는 재원 마련이 어려워 강좌 수를 줄이고 강좌를 대형화할 것을 우려한 바 있다.

또 시간강사들이 대량해고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교육부는 “소규모 강좌 비율 하락은 대학이 학생정원 감소에 비례해 총 강좌 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변동으로 보인다”며 “전임교원 1인당 담당 학점은 최근 5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사법 시행 여파로 강사가 대폭 감축되거나 전임교원 강의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 ‘총 강좌 수’, ‘강의 규모 적절성’ 등의 지표를 반영하고 ‘전임교원 확보율’ 배점을 상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에도 ‘총 강좌 수’ 지표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강사 고용이 축소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학기본역량진단에는 ‘비전임교원 전체 담당 학점 대비 강사 담당 비율’ 지표를 신규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사립대학 법인이 보유한 수익용 기본재산은 총 9조326억원으로 지난해 8조4341억원보다 6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도 법령상 기준액의 69.3%로 지난해보다 3.7%p 늘었고 대학의 교지 확보율(217.6%)과 교사(학교의 건물) 확보율(148.4%)도 지난해보다 각각 0.5%p, 1.8%p 늘어났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