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장면 촬영해 협박… '익산 여중생 폭행' 공분
폭행 장면 촬영해 협박… '익산 여중생 폭행' 공분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0.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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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캡처)
(사진=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캡처)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폭행 사건을 향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가해자들이 피해자 어머니에게 메신저로 막말을 하거나, 피해자를 협박할 목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의 정황이 드러나면서 엄벌 촉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공동폭행 혐의로 여고생 A(17)양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양 등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 9일 정오께 전북 익산시 모현동에서 피해 학생(16)의 뺨 등을 약 2시간여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9일에도 피해자의 몸을 잡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는 "(가해 학생의) 연락을 받지 않고 피하자 짜증 난다는 이유로 때렸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온라인에 폭행 영상이 퍼지면서 사회적인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20일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에는 1분30초 분량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은 가해 여고생 일행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주변 친구들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SNS에 "맞는 거 볼 사람"이라며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 속에는 여고생 2명이 무릎을 꿇고 있는 피해 학생의 뺨과 이마 등을 수차례 때리고 머리채를 잡는 모습이 담겼다.

피해 여중생은 폭행을 과정에서 "잘못했어요, 죄송해요"라고 울먹였으나, 가해자들은 "소리를 지르지 마라, 조용히 하라"고 윽박을 질렀다. 가해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가해 학생 중 한명은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막말을 하며 협박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제보자는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직접 (피해 학생 어머니에게) 전화 오더니 '아줌마 나대지 말어라(마라), 꼽으면(아니꼬우면) 남부(익산 터미널 뒤 모텔촌)로 와라'고 했다"며 "사탄도 한 수 배우고 갈 무개념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가해학생들은 당초 피해자를 협박할 목적으로 폭행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나 분노를 키우고 있다.

범행을 주도한 가해 청소년들은 피해 학생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