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어 이준석 중징계… "사당화가 이런 것"
손학규 "갈테면 가라"… 비당권파 조기 탈당 압박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비당권파인 이준석 최고위원에게 당직 직위해제라는 중징계를 내리자 당내 갈등이 심화하며 분당시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또 이를 계기로 바른미래당발(發) 정계개편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이 최고위원에게 당직 직위 해제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윤리위는 지난 4월 당 청년정치학교 뒷풀이에서 이 최고위원이 안철수 전 대표를 겨냥해 욕설을 한 점 등을 심각한 해당행위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직 직위해제는 제명과 당원권 정지 다음의 중징계로,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과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직을 모두 박탈당하게 됐다.
하태경 의원에 이어 이 최고위원까지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에 대한 징계조치가 잇따르자 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하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손학규 대표의 연이은 징계와 폭정으로 바른미래당의 '바른'도 '미래'도 모두 날아갔다"며 "손 대표는 안철수·유승민이 만든 정당을 완전히 말아먹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도 "손 대표가 바른정당 출신을 꾸준히 징계하고 있다"며 "사당화가 이런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윤리위의 잇단 징계 결정이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한 비당권파의 조기 탈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손학규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7차 촛불집회를 열고 "바른미래당이 내분과 내홍으로 엉망이 됐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을까 하는 사람들이 당을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이 사람들 처음에 '절대로 자유한국당 돌아가지 않는다'더니, 바로 '한국당과 보수통합하겠다'고 한다"면서 "갈테면 가라. 바른미래당 망치지 말고 빨리 가라"고 맹비난했다.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또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제3의 정치세력의 선봉에 서고 그 마당을 깔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시간 변혁은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단계적 탈당 등 향후 로드맵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당권파 의원들은 독자적인 신당 창당이나 보수통합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비당권파 유승민 의원이 공개적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황 대표는 "만남이 필요하면 만날 수 있고, 회의할 수 있다"고 화답하면서 보수통합을 위한 대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소속 옛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오는 22일경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당내 분란에 대한 논의와 향후 분당 시 의원직 유지를 위한 비당권파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 처리 여부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