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상제의에 트럼프 화답… 관건은 ‘새로운 셈법’ 
北 협상제의에 트럼프 화답… 관건은 ‘새로운 셈법’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09.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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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늘 좋은 것”… 북측의 새로운 주문엔 신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북한의 9월 협상제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며 화답했다.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9월 하순께 미국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발표에 이같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나온 발표를 봤다”며 “만남은 언제나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한국전쟁에서 숨진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다”며 “나는 김 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만남을 갖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협상제의에 일단 환영의 뜻을 표한 데 따라 그동안 교착상태였던 양국의 대화 흐름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을 두고는 수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제1부상은 미국에 협상을 제의하는 동시에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 믿고 싶다”며 “만일 미국이 실무협상에서 또 낡은 각본을 만지작거린다면 조미(북미)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기존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내놨던 대안이 아닌 새로운 안을 가지고 오라는 것이다. 

9월 북미협상이 재개된다면 북한의 이러한 요구가 사실상 실무협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은 협상과 관련한 즉각적인 추진이 아닌 신중을 기해 북한의 발표 내용과 의도, 배경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추후 공식 입장을 내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당시 합의사항이었다. 판문점 회동 후 2주에서 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나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 협상이 미뤄져 왔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