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3일 매각 예비입찰…흥행 여부 ‘촉각’
아시아나항공 3일 매각 예비입찰…흥행 여부 ‘촉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9.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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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올해 11월까지 본입찰 진행, 연내 매각 목표
업황 부진과 대외적 변수로 흥행 여부 장담 못 해
애경그룹·KCGI 등장했지만 여전히 부담…SK도 거론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이 9월3일 예정된 가운데, 흥행 여부에 관심은 쏠리지만, 분위기는 냉랭하다. 최근 항공업계 실적 부진과 한·일 경제 갈등에 따른 일본노선 축소 등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 외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 아직까지 전무하다. 일각에선 SK의 막판 참여를 변수로 지목하지만,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통매각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부담 가중에 따른 분위기 반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은 9월3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비입찰을 진행하면서 매각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7월 CS증권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이달 중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인수의향서(LOI)를 바탕으로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을 선정하고 늦어도 오는 11월까지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결정하는 등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인수기업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지분 31.05%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를 함께 매입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선 매각 흥행에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항공업황의 전반적인 부진과 함께 한·일 갈등에 따른 노선 축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유가 부담 증대 등 대외적 변수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745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12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2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최소 1조원대에서 최대 2조5000억원까지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인수기업은 기존 부채 7조원을 떠안아야 한다.

이 같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한화, CJ, GS 등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현재까지 인수 검토 사실을 부정하거나 뚜렷한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애경그룹과 KCGI 뿐이다. 다만 이들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에 자금력이 부족하거나 전략적 투자자(SI)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 측은 자금 여력 부족을 이유로 컨소시엄 구성이나 에어부산·에어서울 인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라서 단독 입찰을 할 가능성이 없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자금력이 없는 데다, FI 단독으로 인수 허가를 내지 않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KCGI는 현재 다른 대기업 등 SI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기업 후보가 인수 의사를 밝히며 깜짝 후보로 등장한다면 흥행 분위기가 반전될 여지는 남아 있다.

현재 시장 안팎에선 그동안 유력 인수 후보로 지목한 대기업 가운데, SK그룹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이 채권단의 통매각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풍부한 자금력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항공유 공급,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물량 수송 등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근거로 유력 후보로 점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항공시장의 침체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장기화 되면서 흥행을 장담할 수 없을지 모른다”며 “다만 지금까지 인수 검토 여부를 부정하던 대기업이 깜짝 후보로 나선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