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감정원 연구원장 "집값 하락, 장기화 전망"
김성식 감정원 연구원장 "집값 하락, 장기화 전망"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8.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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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등 다양한 하방요인에 거래량도 축소
국내 주택시장 순환주기 고려하면 '이제 시작'
28일 서울시 서초구 감정원 서울강남사옥에서 김성식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가운데)이 '2019년 부동산시장 상반기 동향 및 하반기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28일 서울시 서초구 감정원 서울강남사옥에서 김성식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가운데)이 '2019년 부동산시장 상반기 동향 및 하반기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김성식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집값 하락 안정화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동안 지속돼 온 정부 규제를 비롯해 다양한 하방 요인이 주택시장에 존재하는 가운데, 길게는 10년까지 이어지는 국내 주택시장 순환주기를 고려하면 지금의 하락세가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한국감정원은 '2019년 부동산시장 상반기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브리핑을 통해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1.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7월 말까지 누적 주택 매매가 변동률이 -1.0%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하반기에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집값이 연간 1.2% 하락하고, 지방은 1.9%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중에도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일시적인 상승 움직임을 보였으나, 하반기 시행 예정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전체적인 상승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시장 왜곡을 우려해 서울에 대한 집값 변동률 전망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전국적인 집값 하락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성식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최근 몇 년 간 집값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많아졌는데, 지금은 거래량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며 "길게는 10년까지 순환기를 갖는 국내 주택시장 변화국면에 비춰봤을 때, 집값이 하락 전환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상당 기간 하락 안정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시장 변동 수치 및 올해 주택시장 전망치 요약.(자료=감정원)
최근 주택시장 변동 수치 및 올해 주택시장 전망치 요약.(자료=감정원)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현 주택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하방 요인이 있다.

감정원은 당장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에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정책과 신규 공급 증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이 작용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후에도 부동산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 재건축 규제, 공급 확대 등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특히,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이 강화됐고, 오는 10월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 시행될 예정인 만큼 투자 수요가 집중됐던 재건축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감정원은 전망했다.

여기에 3기 신도시 계획 발표로 수도권 일부에서 매매·전세 동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경기 침체는 지방 주택 시장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급 물량 부담과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지방 주택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규제 측면에서는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과 규제지역 내 대출 기준 강화 등으로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짐에 따라 주택시장 매수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감정원은 올해 주택시장에 대한 순환국면을 분석한 결과, 전국 및 수도권은 활황기(제1국면)와 정체기(제2국면)를 지나 후퇴기(제3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지방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침체기(제4국면)까지 와 있는 것으로 봤다. 침체기 후에는 일반적으로 불황기(제5국면)와 회복기(제6국면)로 이어진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