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노조 ‘하투’도 日 영향…정치·경제 마찰 여론 의식
車 노조 ‘하투’도 日 영향…정치·경제 마찰 여론 의식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8.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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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집중 교섭 실시…쌍용차, 10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
르노삼성차, 아직 대화 물꼬 트이지 않아…한국GM, 총력 투쟁 결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완성차업계 노동조합의 하투(夏鬪) 움직임이 한창인 가운데, 업체별 노사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의 노조는 파업 대신 교섭에 나서거나 이미 손을 맞잡았다. 하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아직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고 있어 난항이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하투를 둔 노사 간 대립은 일본과의 정치·경제적 마찰 등 변수에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파업 채비를 멈추고 사측과 대화에 나섰다.

당초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신청을 내고 쟁의행위 돌입 여부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노조가 파업 여부를 놓고 국민적 여론을 의식해 입장을 선회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이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위해 오는 20일까지 집중 교섭을 실시한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4일 17차 임단협 교섭을 재개하고 집중 교섭에 들어갔다. 이번 교섭은 지난달 19일 노조 측이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26일 만에 진행됐다.

현대차 노조는 노사가 20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를 논의한다. 현재까지 노사는 연차유급 등 5개 사안에 의견 접근을 이루면서 합의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도 지난 13일 11차 본교섭을 재개했다. 기아차 노사는 오는 26일까지 집중 교섭을 갖기로 했다.

또 최근 기아차 노사는 회사가 지난달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가 사전 계약 대수만 5000대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자 월 생산량을 3000대에서 5000대로 증산하는 데 합의해 노사 협력을 이뤘다.

쌍용차는 지난 16일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지며 10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74.6%의 찬성률로 합의안을 가결한 바 있다.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에 돌입해 15차 협상까지 이어가며 신속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반면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의 경우 노사 간 대립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6월 1년여 간 갈등을 뒤로 하고 2018년 임단협 조인식과 함께 노사 상생을 선언했지만 2019년 임단협을 놓고 다시 한 번 교섭에 진통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조 측은 지난달 말 기본급 15만3335원 인상을 골자로 한 2019년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노조 측은 도미닉 시뇨라 대표가 교섭에 참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4일 인천시 부평구 본사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투쟁을 결의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8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임금협상 단체교섭에 대한 쟁의 조정 결과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완성차업계 노조가 여름휴가를 마치고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현대·기아차 노조가 사측과 교섭을 시작했다”며 “르노삼성차와 한국GM 노조는 현재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인한 경제 상황이 안 좋은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투쟁 돌입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