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현실화…장기 집값 안정 '부정적'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현실화…장기 집값 안정 '부정적'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8.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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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단기적 아파트값 억제 효과는 있을 것"
공급 축소로 이어지면 청약과열 등 부작용 우려
개정 전·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 정량 요건.(자료=국토부)
개정 전·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 정량 요건.(자료=국토부)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오는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요건을 실제 작동 가능한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정비사업 아파트를 중심으로 단기적 집값 안정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인위적 분양가 억제가 공급 축소를 불러와 청약과열 등 주택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요건을 완화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14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입법 예고한 후 10월 초 공포·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 지정 필수 요건을 기존 '직전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꿨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부가 특정 과열지역에 한정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07년9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전국에 동시 적용했던 과거와 달리,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 한정하는 방안을 선택해, 위축된 지방주택시장을 배려하고 가격 불안 진원지만을 정밀 타깃(target)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서울시를 비롯해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 △성남시 분당구 △대구시 수성구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예정지역 등이다.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지정 효력 적용 시점은 현행 '지정 공고일 이후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단지부터'에서 '최초로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지부터'로 개선했다.

이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기준 변경에 따라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고민해 왔던 정비사업 단지들도 이번 조치로 고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가 규제는 정비사업의 수익성 저하를 불러오게 되고, 이는 조합원 개개인의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함 랩장은 "인위적 분양가 통제로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지게 된 서울 정비사업 단지들의 반발과 불만은 당분간 상당할 수 있다"며 "사업초기 단계의 정비사업지들은 사업 추진 동력이 약해지며 속도 저하와 관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 전매제한 기간.(자료=국토부)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 전매제한 기간.(자료=국토부)

이밖에도 개정안은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기간을 현행 최대 4년에서 최대 10년으로 대폭 늘렸다.

국토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실수요자가 부담 가능한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되면 주택시장 전반의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도 단기적 집값 억제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시세 대비 낮은 가격의 분양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과열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부활로 재건축단지를 비롯해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사업성 저하로 신규주택건설이 어렵게 돼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신축 매매가격이 상승할 수 있고, 청약시장이 과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집값 안정 측면에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서울 집값도 급격한 상승은 아니지만,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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