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일본, 일방적 무역보복 조치로 얻는 이익 무엇인지"
文대통령 "일본, 일방적 무역보복 조치로 얻는 이익 무엇인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08.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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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제자문회의 주재… "사태 어디까지 끌고갈지 지켜봐야"
"우리 경제 활력 되살리는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까지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책 논의를 위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책 논의를 위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일본이 일방적인 무역보복 조치로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강대국 간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까지 더해졌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경제 방향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점검하는 회의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 전체회의이며, 그동안 두 차례 회의는 연말에 개최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 개최 자체가 일본 경제 보복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나온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한 조치만으로도 양국 경제와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무역 질서와 국제분업 구조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조치로서 전 세계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일본은 자유 무역 질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이고, 자국에게 필요할 때는 자유무역주의를 적극 주장해온 나라이므로 이번 일본의 조치는 매우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설령 이익이 있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결국은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금은 국제적으로 고도의 분업체계 시대"라면서 "나라마다 강점을 가진 분야가 있고 아닌 분야가 있는데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국제 자유무역 질서가 훼손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결국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일본의 기업들도 수요처를 잃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일본은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를 하루속히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일본은 당초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이유로 내세웠다가, 이후 전략물자 수출관리 미비 때문이라고 그때그때 말을 바꿨다"며 "그러니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본의 주장과 달리, 국제평가기관은 한국이 일본보다 전략물자 수출관리를 훨씬 엄격하게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올해 전 세계 200개국을 대상으로 전략물자 무역관리를 평가한 순위에서, 한국은 17위를 차지해 36위의 일본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변명을 어떻게 바꾸든, 일본의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이라면서 "이는 다른 주권국가 사법부의 판결을 경제문제와 연결시킨 것으로, 민주주의 대원칙인 '삼권분립'에도 위반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냉정하게 우리 경제를 돌아보고 우리 경제의 체질과 산업새태계를 개선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당장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단기대책부터 시작해 우리 부품·소재 산업의 국산화 등 경쟁력을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전반적으로 위축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는 보다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까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에 맞춰 단기대책과 중·장기 대책을 발표했다"며 "그 전반에 대해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살펴주시기 바란다. 일본의 조치에 대한 대책과 함께 한국경제 전반에 대해서도 고견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