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조… '北 자극할라' 조심스러워 하는 듯
NSC 회의 文대통령 아닌 정의용 실장 주재로 열어
북한이 최근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3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오전 5시 6분, 5시 27분경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25일 KN-23 두 발을 쏜 이후 엿새 만의 도발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국이 아닌 한국을 향한 도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그 이유로 한미연합훈련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해 '남측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이후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사일 발사와 관련, "염려하지 않는다"며 이번 발사가 미국을 향한 경고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들 양측(남북)은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오래 그래 왔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남북 간의 갈등에 따른 것이며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괘념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어 30일에는 "나와 김정은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서 향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자처하는 문 대통령의 설곳이 점차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청와대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미 당국이 긴밀히 소통 중"이라며 한미동맹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시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을 자극할 경우 판이 깨져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없다.
북한의 도발에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전체회의가 아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긴급상임위 형태로 한 것으로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NSC 회의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동시에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남북미 3자 정상 회동 이후 조성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나친 남북 간 긴장 고조를 막고, 비핵화 협상을 위한 대화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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