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을 하루 앞둔 23일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민주적 원칙과 절차를 준수하는 검사가 돼주길 바라는 내용의 퇴임 인사를 건넸다.
문 총장은 “독재 시대, 권위적 민주주의 시대를 거쳐 수평적이고 보편적인 민주주의 시대가 된 시기에 더 중요한 것은 법치라는 가치, 형사사법에서의 민주적 원칙과 절차의 준수”라며 “형사소송절차에서 일제 식민 잔재를 청산하는 데 앞장서달라”라고 전했다.
또 “검찰 탄생의 시대 배경이 프랑스대혁명이며 그 지향하는 가치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이고, 탄생의 원리는 형사사법 분야에서 국가적 권능의 분리, 분산과 통제”라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세세한 절차를 형사소송법으로 정한 만큼 이 법이 정한 여러 절차를 지키는 게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한다는 사명감으로 임해 주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임기 내내 민주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주장하며 검찰 권한을 분산·통제하는데 적극적이었던 문 총장이 퇴임을 앞두고서도 민주적 형사사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 내 일각에서는 민주적 형사사법을 언급한 게 문 총장이 퇴임 전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문 총장은 지난 5월1일 검·경 수사권조정안에 대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라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문 총장은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내외부적 제도 개혁을 다 끝내고 싶었지만 되돌아보니 과정과 내용에서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라고 송구해 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검찰 구성원과 가족에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모두의 건승을 기원했다.
한편 문 총장은 오는 24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청사에서 퇴임식을 갖고 2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이어 25일에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한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