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내부에 흐르는 이상 기류
친박계 내부에 흐르는 이상 기류
  • 전성남기자
  • 승인 2009.02.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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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계파모임 결성 움직임, 박근혜 “모르는 일”
허태열 “내년 상반기까지 지금처럼 조용히 갈 것” 한나라당 친박계 내부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계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계파 모임을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자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이 당청회동 직후 “앞으로 할 말은 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당의 중진으로서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한 데 이어 친박 계파 모임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물론 박 전 대표가 계파모임 결성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것은 계파 수장이라는 한정된 이미지로 스스로를 가둘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 아니냐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쟁점법안 처리, 4월 재·보선을 비롯해 굵직한 정치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계파 모임이 공식화될 경우 친이계를 자극할 수 있는데다, 대권 가도가 본격화되기 까지는 3년 이상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오른팔인 김 의원의 발언을 정면 부인함에 따라 김 의원이 자신의 위상에 사실상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는 친박계에 대한 전쟁선포다”, “앞으로 할 말은 하겠다” 등 강한 발언을 해왔고, 이 같은 김 의원의 언급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불편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계파 내 구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친박계의 한 의원은 “친박 의원들이 모두 김 의원의 제안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친박계) 내부에서도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허태열 최고위원도 8일 언론 인터뷰에서 “‘2월 국회가 끝나면 시시비비하겠다, 계파 모임도 만들겠다’는 얘기들이 나오니까 ‘친박 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지만, 박 전 대표가 4일 기자들에게 (김무성 의원의)개인 의견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했다”며 “그 이후로는 (계파 모임 공식화)얘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허 최고위원은 또 “(박 전 대표가)처음부터 밝혔던 것처럼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처럼 조용히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파 모임까지는 아니더라도 당 잔류파 중심의 ‘선진사회연구포럼’과 복당파 중심의 ‘여의도포럼’ 등 양대 공부 모임을 일원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친박계 내부에서 상당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며 “김 의원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공부 모임이나 친목 모임이 흩어져 있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계파적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우리도 이제는 모일 필요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