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낙동강 하굿둑… 32년 만에 개방
부산시 낙동강 하굿둑… 32년 만에 개방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9.06.07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닷물 50만t 유입…시민단체 찬반논란
부산 낙동강 하굿둑. (사진=부산시)
부산 낙동강 하굿둑. (사진=부산시)

바닷물이 낙동강 본류로 흐르지 못하도록 닫은 부산 낙동강하굿둑이 30여년 만에 활짝 열렸다.

시와 환경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오후 10시41분부터 38분 동안 낙동강 하굿둑 좌안 수문 10기 가운데 8번 수문 1기를 시범 개방했다.

낙동강 하구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독특한 생태 지형을 이루는 곳)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첫 실증 실험이 이날 밀물 때 시행된 것이다.

부산시와 환경부는 수문 개방으로 얼마나 많은 바닷물이 어디까지 유입되는지 측정하는 등 하굿둑개방후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작업을 본격화한다.

이날 수문은 낙동강하굿둑 하류에 밀물로 밀려든 바닷물 수위가 하굿둑 상류의 담수 수위보다 약 9㎝가량 높아진 오후 11시41분부터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해 19분만 완전 개방한 뒤 다시 19분간에 걸쳐 수문을 닫았다.

이날 32년만에 처음으로 바닷물을 강 상류로 유입하기 위해 하굿둑 옆 상황실에서 실시간 중계되는 장면을 지켜 보고있던 ㈔낙동강공동체 김상화 대표를 비롯한 환경·시민단체 대표들은 수문 개방을 시작하는 순간 감탄의 환호를 보냈다.

시와 환경부 등은 이날 바닷물 50만t 가량이 낙동강 하류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하굿둑 개방으로 밀려든 바닷물은 하굿둑 상류 3㎞이내 지역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환경부는 7일 새벽 1시부터 하굿둑 하류로 방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부산시와 환경부 등은 오는 7~8월 2차 시험개방을 비롯해 내년 말까지 연구 용역을 하면서 실증 실험을 세 차례 정도 더 진행해 기수역 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살필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 시험 개방을 거쳐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를 결과를 바탕으로 하굿둑 수문 완전 개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은 문재인 대통령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공약 사항이다.

한편 하굿둑을 시험개방한 6일 오후에는 ‘낙동강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 협의회’ 등 60여 개 환경·시민단체는 하굿둑 인근에서 ‘시민 선언’을 발표하며 개방을 환영했다. 반면 전국농업경영인연합회 강서지부는 하굿둑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수문 개방을 둘러싼 찬반 논쟁을 벌였다.

완전 개방을 앞둔 이번 제한적인 시범 개방이지만, 농지로 염분이 침투할 것을 우려한 농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완전 개방되기까지는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