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업계 “벤처투자에 1조 쏜다”
창투업계 “벤처투자에 1조 쏜다”
  • 오승언기자
  • 승인 2009.01.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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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합결성 1조원‘실탄’확보
창업투자업계는 올해 벤처투자가 전년도보다 29% 증가한 9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1조원 이상의 공격적인 벤처투자를 주문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청이 20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창업투자회사의 올 벤처투자는 지난해보다 28.7% 증가한 93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중기청 등록 창업투자회사의 벤처투자는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7년 9917억원에 달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벤처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 지난해에는 7247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감소는 금융불안으로 투자시장의 리스크가 커진데다가, 정부 다음으로 가장 큰 출자자 역할을 해오던 연기금·금융기관이 벤처펀드 출자를 중단하면서 투자조합결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원인이 있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피탈 업계는 그 동안 지속된 경기침체로 벤처기업의 거품이 빠지고 옥석이 가려지는 등 한편으로 유리한 투자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올해에는 창투사 등이 벤처투자에 의욕을 내고 공격적인 투자에 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혹독한 금융위기 속에서도 창투업계가 1조원이 넘는 투자조합을 결성한 것도 업계가 올해 벤처투자를 낙관하는 배경이다.

벤처투자를 희망하는 출자자를 모아 창투회사가 결성하는 투자조합의 결성규모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38% 이상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9개 조합이 한꺼번에 결성되며 불과 한 달 사이에 4183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이 결성돼 지난해 창투업계의 투자조합 결성규모는 1조1000억원에 육박해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다.

중기청은 벤처펀드 결성이 지난해 12월 급증한 배경으로 지난해 모태펀드 지원조합의 결성기한이 같은 해 12월24일로, 이를 맞추기 위한 창투사의 노력이 12월에 집중됐다.

또 금융위기로 조합출자를 미루던 은행·보험·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회계연도 종료직전 막바지 결정을 했으며 SK 등 대기업의 벤처펀드 출자가 급증한 것을 들었다.

특히 대기업이 벤처펀드에 대한 출자를 확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주목할 만한 변화로 중기청은 보고 있다.

지난해 SK 등 대기업은 2656억원의 자금을 투자조합에 출자했으며, 이로써 대기업을 포함한 회사법인의 벤처펀드 출자 비율은 34.8%로 2007년 14.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정부·기금(20.9%)이나, 연금·공제회(6.8%), 금융기관(11.9%)의 출자규모보다 큰 것으로, 지난해는 대기업이 최대의 벤처펀드 출자자가 된 해로 기록을 남겼다.

대기업이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동시에 기술개발을 아웃소싱하거나,잠재적인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벤처투자에 나서는 것은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돼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윈윈(win-win)하는 협력모델로서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권장되고 촉진돼야 할 사례다.

창투업계가 올해 투자전망을 9300억원으로 잡고 있지만, 중기청은 1조원 이상 벤처투자가 이뤄지도록 독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기청은 지난해 12월 집중적인 투자조합 결성을 통해 벤처투자업계의 돈가뭄이 우선은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자금난과 경제회복의 필요성이 절박한 만큼 지금은 창투업계가 어느 때보다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기청은 전자보고 시스템을 활용, 창투사의 투자동향을 수시로 점검하고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창투사 등의 투자실적을 반영함으로써 열심히 투자하는 회사에 더 많은 투자재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 벤처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