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벤젠’ 배출 논란…지역주민 ‘엇나간 상생’에 분노
SK인천석유화학 ‘벤젠’ 배출 논란…지역주민 ‘엇나간 상생’에 분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4.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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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물질 측정 자료임의 누락 논란 불거져
주민·시민단체, 책임 있는 모습 요구하며 비판 이어져
특정 주민만 지원하며 주민간 갈등 조장 주장도 나와
(사진=SK인천석유화학)
(사진=SK인천석유화학)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하 SK인천석화)이 최근 불거진 발암물질의 대기 배출 논란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과 다시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녹색연합은 앞서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SK인천석화는 2016년 기준 연간 1164킬로그램(kg)의 벤젠을 대기로 배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K인천석화는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 측이 내용을 잘못 전달했다는 허위문자를 일부 언론에 배포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9일 인천 서구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SK인천석화가 대기오염물질을 자체적으로 측정하지도 않은 채 배출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지역주민들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SK인천석화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현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인천석화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과 관련해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산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주민들의 불안은 다시 소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K인천석화가 위치한 인천 서구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이번 논란에 대해 “사측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요즘 미세먼지로 대한민국 전체가 시끄러운데, 대기에 발암물질을 뿜는 게 말이 되냐”며 “대기업에서 아무런 측정도 하지 않고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는 건 대량학살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도 이번 논란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들은 SK인천석화가 유해물질 배출 우려 논란에 대해 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달래기만 하는 등 ‘주민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의 김선홍 상임회장은 “(이번 문제와 관련해) 행동에 나설 계획이 있다”며 “지역주민들이 속속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데, 주민들 이야기를 더 취합해서 기자회견을 하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 이전 범 시민행동 이보영 주민대표는 “주민의 안전이나 환경적 측면을 본다면 SK인천석화가 이전을 해야 한다”며 “SK석화 인근에서 2킬로미터(㎞) 안에 학교가 여러 곳 있다”고 강조했다.

이 주민대표는 “요즘 인천 서구 내 각 동별로 주민 대표들과 연대해 (생계로 바쁜) 주민들에게 우선 알리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유해물질 배출 논란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그런 자료를 주민들이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알리는 데 주력하면서 집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시민단체는 SK인천석화 측이 주민 편 가르기에도 나서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SK인천석화는 앞서 지난 2016년 1월 SK인근지역주민협의회와 협약을 맺고 주거환경, 인재육성, 문화복지, 안전환경 등 4대 분야에 31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주민대표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여러 지원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일반 주택가에 사는 주민들에게 골고루 이뤄진 지원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 측에 협조적인 주민들만 지원하고 또 다른 주민들을 나 몰라라 하면서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임회장도 “대부분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원에 나섰다”며 “하지만 일반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지원이 없어 결국 주민들을 나누고 분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원과 녹색연합은 지난 23일 대기오염 발암물질을 자체 측정하지 않는 기업과 관련한 자료를 발표하며 지난 2016년 기준 39곳의 사업장이 실제로 특정 대기 유해물질을 배출하지만 자체적으로 측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환경부 산하 화학물진안전원에서 관리하는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정보시스템(PRTR)’상의 발암성물질 대기배출통계를 사용해 파악한 결과다.

자료는 SK인천석화가 지난 2016년 기준 연간 1164㎏의 벤젠이 대기로 배출되고 있으면서도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측정 자료를 임의로 누락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벤젠은 유해성이 높은 1군 발암물질이다.

하지만, SK인천석화는 이 의원실이 △임의누락 팩트와 다른 점을 인정. SK인천석유화학과 SK종합화학에 사과한다 △임의 누락 왜곡 노출 기사 리스트 의원실에 전달해 주면 언론사와 직접 통화해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의 문자를 일부 언론에 보냈다.

이 의원은 SK인천석화의 이 같은 대응을 두고 추가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문자 내용은 명백한 허위라며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 의원 측은 “SK인천석화가 2012년 중유에서 친환경 청정연료인 LNG로 연료를 전환했고, LNG에는 벤젠 성분이 없어 법적 측정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며 “SK인천석화는 굴뚝에서 벤젠이 검출된 바 없고 임의로 누락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2016년 기준 연간 1164kg의 벤젠을 대기로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현재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