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美행정부 외교·안보라인 등과 잇따라 접견
단독회담 및 핵심 참모 배석 확대회담·업무오찬
'굿 이너프 딜' 美 공감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포스트 하노이 담판'격인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초청으로 10~11일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해 정상회담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 내외는 10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미국 현지시간 같은날 오후 워싱턴 공군기지에 도착, 미측이 제공한 영빈관에서 1박을 하게 된다.
문 대통령의 영빈관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라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이튿날인 11일 오전 문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행정부 외교안보정책 담당 주요 인사들과 접견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만난다.
이어 같은날 정오쯤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양국 정상 내외간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 및 핵심 참모가 배석하는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을 갖는다.
문 대통령 취임 후 한미정상회담은 이번이 7번째이며,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30일(현지시간) G20계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마지막으로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차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화 동력을 조속히 되살리기 위해 양국간 협의가 중요하다는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개최되는 것"이라며 "톱다운식 접근을 지속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구체적 방안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문 대통령은 11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우리 정부의 중재안인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이른바 '굿 이너프 딜'에 대해 미측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완전한 비핵화와 이를 달성하는 로드맵에 대해 한미 간 의견이 일치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재확인하는 과정이 있지 않겠나. 한미 간 엔드 스테이트와 로드맵이 일치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한다는 것을 이번 회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톱다운도, 제재 틀도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북 제재완화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미국의 입장에 보조를 맞춤과 동시에 한미 공조를 강화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상황 진전을 위한 북미 간 중간 단계의 주고받기를 톱다운 방식으로 두 정상이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되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방미 이후 대북 접촉 가능성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북미의 신뢰를 가진 사람은 문 대통령"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작년 5월에 취소됐고, 이어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을 한 이후 6·12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번에도 우리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날 14기 최고인민회의를 연다.
김정은 2기 체제의 공식 출범을 의미하는 행사인만큼 최고지도자의 연설 등을 통한 대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 밝히고 한미 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노동당 회의 등을 통해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나온다.